"교육부 제시 킬러 문항, 동의하기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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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 사진 = 연합뉴스 |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재임 시절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 문항'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완전 제거'는 어렵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성 전 평가원장은 오늘(27일) 오전 다수의 방송을 통해 '킬러 문항'이 교육과정 밖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서 전날(26일) 교육부가 공개한 킬러 문항도 EBS와 연계된 문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성 전 평가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도 평가원장 시절에 초고난도 문항이라고 하는 킬러 문항을 가능한 한 배제하려고 노력했다"며 "킬러 문항을 가능한 한 줄이면 그 다음에는 고난도 문항이 늘어나는 구조라 완전히 제거하기가 대단히 어려웠다는 경험을 말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수능이 갖고 있는 그 기능상 변별을 해야 되고, 등급 간 등급컷이 있는데 거기에 맞추려고 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 지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풀이 기술을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제라고 규정했다'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대학에 들어가서 수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떠하냐를 측정하는 게 수능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 EBS 교재가 연계돼 있고, 또 관련 지문들을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게 교과 과정 범위를 벗어났다고 하는 판단은 또 다른 관점이 있어야 하는데 교육부가 그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역대의 킬러 문항이라고 하는 것의 대부분은 EBS 수능 특강 교재에 연동돼 있다. 예컨대 2019학년도에 불수능을 대표했던 문항 중 하나가 만유인력에 관련된 국어 31번 문항"이라며 "일반인들이 보기엔 지나치게 과도한 지식을 묻는다고 하지만 새로운 지문을 읽고 거기에 대한 비판적 사고 능력, 문해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이다. 이게 교과 과정 밖이냐 라고 물으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서는 전날(26일) 교육부가 공개한 킬러 문항을 언급하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해당 킬러 문항이 공교육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근거가 있어야 되는데 이렇게 추상적으로 밝혀서는 국민들이 또는 전문가들이 보기에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성 전 원장은 YTN '뉴스라이더'를 통해서도 "초고난도 문항이라고 하는 게 교육 과정 밖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초고난도 문제가 사라지면 고난도 문제가 많아지면서 중위권 학생들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엔 "그렇다"고 긍정했습니다.
이어 "초고난도 문항 하나를 풀 수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많은 시간이 요구되고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그 문항들을 풀지 않는다. 풀지 않는다는 건 나머지 문항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초고난도 문항을 없애버리면 고난도 문항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중상위권에 있는 학생들은 체감 난이도가 훨씬 올라간다. 물수능이 아니라 오히려 불수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성 전 원장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은 그 자체로 중요한 우리의 정책적인 방향인데 이걸 갑자기 준비 없이 특히 올해 수능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혼란스럽게 하는 방식은 조금 문제가 있다"며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우리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장 11월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