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사형 선고받은 권재찬…2심서 '무기징역'으로 감형

50대 여성 살해한 뒤 시신 유기 도운 공범도 살해
2심 재판부 "기획살인 단정하기 어려워"

↑ 인천 미추홀구 연쇄살인범 권재찬(54)이 경찰서에서 나와 호송되고 있다. / 사진 = 인천경찰청, MBN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과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권재찬(54)이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이지영 김슬기 부장판사)는 오늘(23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재찬에게 1심 사형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이 분명한 경우에만 선고해야 한다"면서 "피고인이 강도 범행을 기획하였음은 인정되나 나아가 살인까지 기획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당연히 엄중한 형벌로 처벌해야 하지만 누구라도 사형에 처하는 게 정당하다고 인정하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권재찬은 지난 2021년 12월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소재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 A 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A 씨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고 1,100만 원 상당 소지품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A 씨의 시신 유기와 현금 인출을 도와준 B 씨를 이튿날 인천 중구 을왕리 근처 야산에서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강도살인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만기출소 후 3년 8개월 만에 또다시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다거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면서 사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