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원, 그래도 ‘나는 옮긴다’
직장인으로서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승진과 상사의 인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몸값인 연봉이다. 연봉 1억 원, 실제 구매력 기준으로 그리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많은 직장인들은 이 연봉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 연봉 1억 원의 직장인들도 매일 이직을 꿈꾼다.
한국에서 연봉 1억 직장인은? 약 112만 명
직장인 커리어 플랫폼 ‘리멤버’가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억대 연봉자라도 더 나은 조건이 있으면 이직을 하겠는가?’라는 것. 결과는 놀랍게도 억대 연봉자의 94%가 이직 의향이 있고 언제든지 이직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는 리멤버의 억대 연봉 채용관인 ‘리멤버 블랙’ 회원 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억대 연봉자 조사 대상 중 63%는 현 직장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12%만이 현 직장에 불만족을 표했다.
 |
↑ 사진 픽사베이 |
대체적으로 고액 연봉자일수록 현재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직장 만족도와는 별개로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의 회사로 옮길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에는 응하는 비율도 높았다. 응답자의 28%는 이직에 있어 적극적인 자세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답했고, 66%는 좋은 기회와 나은 조건이 제시된다면 이직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이직을 고려할 때 제일 먼저 보는 조건 역시 연봉이다. 비율은 40%로 ‘역시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월급’임을 증명했다. 다음으로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20%, 직급 및 직책은 17%, 조직 문화가 10%였다. 이들이 이직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헤드헌터 39%, 주변 지인 34%, 채용 플랫폼 25%로 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채용 플랫폼은 리멤버, 링크드인, 사람인, 잡코리아 등이었다. 참고로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으로 국내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112만3000여 명으로 전체 직장인의 5.6%였다.
 |
↑ 일러스트 픽사베이 |
사실 억대 연봉이 ‘꿈의 연봉’이라 불리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1억 원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급은 833만 원. 여기에 수당이 붙어도 900만 원 선. 하지만 투명한 월급봉투에서 세금으로 나가는 것 등등을 제외하면 사실 실수령액은 8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몇몇 대기업, 공기업, IT, 금융, 정유사 등등의 직원 평균 연봉도 이미 1억 원이 넘은 지 오래다. 연봉 1억 원, 아직은 ‘꿈의 연봉’은 아닐지라도 ‘받고 싶은 연봉’임에는 틀림없다.
더치페이, 찜찜함을 없애는 깔끔한 방법
MZ세대는 명확하고, 정확하고, 투명하다. 해서 ‘누가, 무슨 이유로, 어떻게’가 분명치 않으면 무엇이든 자기 몫만 책임진다. 1/N과 더치페이 문화를 말한다. 물론 지금도 회사에서는 종종 부장님이 점심 식사비를 통으로 책임지는 경우도 많다. ‘법카’일때도 있고, ‘개카’일때도 있지만 아직은 통용되는 문화이다.
 |
↑ 사진 픽사베이 |
하지만 부장, 선배 등 이른바 꼰대들 빠진 MZ세대만의 식사에서 계산은 그야말로 칼 같다. 그들은 생각한다. ‘똑같이 월급 받고, 일하는데 굳이 내가 다 사거나, 혹은 내가 얻어먹을 이유가 있나?’이다. 해서 식사 후 카운터에서 계산할 때면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일일이 자기몫의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명이 전부 계산하고 그 자리에서 송금하는 경우도 많다.
그들에게는 이 같은 문화가 편한 것이다. 여기서 진일보해 조금 친한 사이가
되면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 문화가 된다. 이것 역시 비교적 정확하게 그 값을 계산하는 편이다. 어떤 시선에서는 계산적일지 모르지만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함을 없애는 데는 이런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나쁠 것은 없지 않을까.
[
글 정유영(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