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국회에 뭔가 바라는 게 있었던 거죠.
"땅땅땅! 땅 대표! 땅 파세요!"
"본회의장이 당신들 성토장이야?"
그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연설 때, 야당은 연설 내내 야유와 고성을 멈추지 않았고 여당은 박수와 항의로 맞섰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는 국회 견학을 온 경북 울진 남부초등학교 학생 30여 명이 자리하고 있었죠.
인솔 교사들은 "6학년생들에게 대화와 타협, 삼권분립을 가르치고 있는데 와서 보니, 교과서 정치와 국회 현실이 다르다는 걸 체험시킨 교육 현장"이 돼 버렸다고 씁쓸해했습니다.
사정은 그 전날 이재명 대표의 연설 때도 마찬가지.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자 여당 쪽에선 '대장동 수사로 몇 명이나 죽었냐, 국정 발목 잡지 말라'는 야유가 쏟아졌는데.
이 장면 역시 120명의 강원 홍천초, 경북 구미 도봉초 학생들이 다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상식을 가진 어른들은 싸우다가도 아이들이 오면 멈추지 않나요?
이런 난장판이 벌어지는데도 국회의장을 비롯한 누구 하나 말리는 이는 없었습니다. 자성의 목소리도 없었죠.
그래서 하나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이럴 거면, 아예 어린이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19금 국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아이들이 배우면 어쩝니까.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사당은 여의도 면적의 8분의 1인 10만 평을 차지하고 있는데, 단일 의사당 건물로는 동양 최대입니다.
덩칫값도 제대로 못 하면서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의 동심만 멍들게 하니 국민 밉상이란 말이 나오는 거지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아주 좋은 거 보여주셨습니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