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 성적 때문에 고민하던 학생에게 한 말입니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학생에게 그는 인생엔 정답이 하나만 있지 않다고도 하죠.
그런데 '이상한 나라의 수학'은 현실에도 존재합니다.
교과서를 열심히 탐구하고,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킬러 문항'이란 넘기 힘든 벽이 도사리고 있거든요.
지난해 수능에는 동물의 체중과 기초대사량의 관계를 정의한 '클라이버 기초대사량' 연구 결과라는 게 지문으로 나왔는데 수학이나 과학이 아닌 국어시험이었습니다.
또 몇 해 전 수능 만점을 맞은 수험생은, 수학 문제 30문항 중 29개를 40분 만에 풀고, 나머지 60분을 킬러 문항 하나의 답을 구하는데 썼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이 정도면 풀지마, 그냥 포기해란 말이 나올 만도 하죠.
왜 이렇게 됐을까요. 문제를 내는 사람이 고민을 덜 했기 때문 아닐까요.
1 더하기 1을 가르쳐 놓고 2+2, 3+1 같은 것을 시험문제로 내다가 기출 문제를 푼 아이들이 잘하니까 이걸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만들까를 고민하기보단 곱하기, 나누기, 아니, 인수분해를 첨가하는 식으로 시험 문제를 낸 건 아닐까요.
그러니 킬러문항 풀기라는 이름하에 대학에서 배우는 것까지 가져다가 문제를 내고, 이를 간파한 학원가는 킬러문항 풀기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모으면서 사교육 시장만 커진 거죠.
왜 킬러 문항 하나가 입시학원 업계에 '1조 원' 수익을 챙겨준다는 말이 나오고, 모 일타강사는 한 해 소득세만 130억 원을 내는 일이 생겼겠습니까.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라 하지만 정책은 늘 거기에 뒤처졌죠. 이참에 킬러 문항 한두 개 고치는 데 몰두하기보다는 대입과 교육정책 전반을 되짚어 보는 건 어떨까요.
'피타고라스도 울고 갈 킬러 문항'이란 말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우리는 사교육에서 영원히 자유로워지지 못할 테니까요. 그럼 개천에서 용이 나올 일도 없을 거고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꼬고 또 꼬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