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주차장 요금 100만 원, 범인에게 청구할 것"
경찰 "처음 신고 때부터 용의자 특정…추후 불러 조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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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
수억 원에 달하는 고급 외제차를 도난당한 차주가 사례금 500만 원을 내걸어 차량을 되찾은 사연이 화제입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전 회사 동료에게 세차해 달라며 자동차 열쇠를 맡겼는데 이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자 A씨가 도난당한 차량은 노란색 람보르기니 우루스로, 2억 5000만~2억 90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신고한 A씨는 다음 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차량 사진을 공개하고 "지인이 차량을 갖고 도주했다. 보시면 바로 112 혹은 제게 연락 달라"면서 사례금으로는 500만 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보름이 흐른 지난 17일 A씨는 해당 온라인커뮤니티에 새로운 글을 올렸습니다. 도난 당한 차량을 찾았다는 내용의 글입니다.
그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제보해주셨다"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처음 제보글을 올린 이후 대전·대구 등 전국에서 차량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이어졌으나 차량을 찾는 데는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옆 상가나 도로 CCTV 확인해서 차 번호만 대조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경찰에서 협조해주지 않아 분통했다"면서 "담당 형사분께 정확한 날짜와 시간대를 말씀드려도 묵묵부답이었다. 톨게이트 CCTV 체크해달라고 부탁드려도 영장이 나와야 한다고 기다리라는 말만 하더라"고 경찰 대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A씨에게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온 건 지난 2일.
A씨는 "한 제보자가 본인 직장 주차장에서 차를 봤다는 연락을 해왔고, 차 번호까지 일치했다"면서 "위치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빌딩 지하주차장이었다. 해당 주차장에 도착하니 제 우루스와 제보자가 서 있었다"고 했습니다.
차량을 도난한 범인은 그동안 A씨의 차로 1000㎞를 주행했으며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는 제거된 상태였습니다.
람보르기니 도난 사건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가 차주임을 확인한 뒤에야 마무리됐습니다. A씨는 이틑날 제보자와 카페에서 만나 약속했던 사례금 500만 원을 줬습니다.
A씨는 끝으로 "차는 찾았지만 범인은 잡지 못했다. 차 가져가는데 밀린 주차장 요금은 100만 원이었다. 차량 점검 비용과 주차비를 모두 범인에게 청구할 예정"이라면서 글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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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처음 신고 때부터 용의자는 특정된 상태였다"면서 "용의자의 진술에 따라 절도 또는 횡령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