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교육부가 이렇게 '수능 논란'을 수습하는데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수능 출제를 담당하는 기관의 장이 오늘(19일) 돌연 사임했습니다.
수능이 5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출제방향 지시가 내려오고, 담당 국장이 경질되고, 출제 기관장이 그만 두고…. 그야말로 전례없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문제 삼은 6월 모의평가 시험지입니다.
"킬러문항을 없게 하라"는 지시에서 벗어났단 이유로 교육부 담당 국장이 경질된 지 사흘 만인 오늘(19일), 수능과 모의평가 출제 업무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이규민 원장이 돌연 사임했습니다.
이 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지난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MBN과의 통화에선 수능을 5개월 앞두고 '평가원 감사'라는 초유의 사태가 터진 만큼, 하루빨리 물러나는 게 올해 수능 준비에 도움될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이규민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 "(출제가) 공교육 과정에서 벗어났느냐를, 대통령 지시가 충실히 시행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아보겠다는 거니까 감사가 얼만큼 진행될지도 모르고…."
문재인 정권 때 선임된 이 원장은 사임 결정을 놓고 외부의 압력이나 언질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과 교육부, 여당이 총동원돼 윤 대통령의 '수능 지시' 파장을 수습하고 있지만, 수험생들의 불안과 혼란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 수능 문제 검토위원
- "입시 제도라든가 전체적인 문제에서 출발해야지 당장 킬러문항 없애라, 너무 지엽적인 게 아닌가. 몇개월 만에 이렇게 변화를 주면 대혼란이…."
구체적으로 6월 모의평가의 어느 문항이 문제된 건지 교육부가 함구하는 가운데 이달 28일 채점 결과가 공개되면 수능 난이도를 둘러싼 논란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영상취재 : 이준우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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