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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아니 킬러 문항을 없애면 어떻게 되는 거야?"
당정이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입시의 최일선인 고등학교 교실은 크게 술렁였습니다.
6월 모의고사도 이미 끝나고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입시 판도를 뒤바꿀 수도 있는 갑작스러운 '초대형 변수'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늘 발표가 실제로 올해 수능에서 반영됐을 경우 유불리를 분주히 따지기도 했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고3 학생은 김모(18)군은 "수능이 150일 남았는데 친구들이 감도 못잡는 상태"라며 "킬러문항 배제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어떤 문제로 변별력을 갖출 것인지, 준킬러 문항을 확 늘려서 '타임어택' 싸움으로 간다는 건지, 문제를 꼬아서 낸다는 건지 감도 안 잡힌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입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교육 의존도만 오히려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 최모(50)씨는 이날 "올해 수능 대혼란이 예상된다"며 "편차를 예상할 수 없으니 억울한 아이가 많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수험생 아들을 둔 임모(49)씨도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아들이 처음으로 대통령에 분개했다"며 "수능이 코앞인데 수험생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발언을 왜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300만 명이 가입한 수능 관련 커뮤니티 '수만휘'에 2005년생(현 고3)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사교육 없애자는 의도는 알겠지만 지금 시점에 발표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럴 거면 지난해 수능 끝나고 바로 알려 수험생이 대비할 수 있게 해야 했다. 수험생 입장에서 제대로 된 모의평가 시험을 칠 수 있는 게 9월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성적이 상위권이 학생들 사이에선 변별력 없는 수능이 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왔습니다.
'반수생'으로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이모(27)씨는 "변별력이 약해져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도 낮아진 표준점수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다만 초고난도로 나왔던 재작년 국어 과목이나 매해 과학탐구영역의 생명과학 과목을 생각하면 (너무 어려워) '찍기 싸움'이라 문제는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고3 딸을 둔 50대 김모 씨는 "인문계 학생인 딸이 특히 국어 성적이 좋은 편인데 대통령이 '국어 비문학'의
경기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오늘 발표 뒤 교무실에서 이 얘기를 하느라 한동안 술렁였다"며 "킬러문항을 없애면 과연 수능의 변별력을 가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교사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