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영화 '화차' 감상...골프장 캐디 집착 "신분 탈취 욕구"

정유정, 영화 '화차' 반복 감상..."신분 탈취 욕구"
2017년 골프장 캐디 면접 탈락하자 욕설 하기도

↑ 사진=부산경찰청

과외 아르바이르 중개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이 명문대 졸업생이라는 '신분'을 노렸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17일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정유정의 행동과 심리를 추적하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습니다.

정유정이 경찰 조사에서 영화 '화차'를 반복해서 봤다고 진술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유정의 범행은 영화에서처럼 대학을 못 나왔다든지 하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환경으로 내 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욕구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정유정이 범행 후 피해자의 옷을 입고 집을 나온 것 또한 신분 세탁 욕구가 투영된 것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화차'는 주인공 장문호(이선균 분)가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강선영(김민희 분)을 찾는 과정에서 강선영이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접근해 살해 후 신분을 탈취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줄거리의 영화입니다.

또 정유정은 범행 후 초기 진술에서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범행 중이었다. 그 범인이 제게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숨겨달라고 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심리 전문가는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런데 거짓 진술 속에서도 정유정의 욕구를 살펴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시신 유기 대가로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말은 정유정에게 피해자 신분이 곧 보상의 의미라는 것”이라며 “피해자의 대학, 전공에 대한 동경이나 열망이 있어서 이러한 진술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정유정은 고3이던 지난 2017년 골프장 캐디에 지원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면접관이었던 제보자 A 씨는 6년이 흘러도 당시 기본적인 대화조차 힘들었던 정유정의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당시 정유정이 '검정고시 후 취업준비중’이라며 골프장 캐디에 지원했으며, 면접 때 고개를 푹 숙인 채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또 정유정은 면접에서 탈락하자 이력서를 수차례 보내고 전화를 걸어 욕설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사 게시판에 탈락 이유를 확인하는 등의 집착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유정이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어떻게 해서든지 집을 나오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유정이 캐디 지원 당시 '기숙사 생활'을 희망한다는 점을 밝혔고 부모의 이혼 후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그러한 집착 수준의 행동을 보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전문의는 "캐디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돈, 아니면 자기가 살 수 있는 기숙사 공간, 둘 중의 하나거나 둘 다 다. 결국은 내가 살고 있는 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것에 기인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