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더러 "아줌마들이 시끄럽다" 한 문자 보고 옆 승객 폭행한 남성 징역형

항공 보안법상 '항공기 내 폭행죄' 적용, 형법상 폭행죄보다 형량 높아
재판부 "죄책 가볍지 않지만 반성했고 초범"…징역에 집행유예 선고

항공기 옆자리 승객이 지인에게 보내던 메시지를 보고 발끈해 이 승객을 폭행한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사진=게티 이미지 뱅크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자료)

법원이 판결한 것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지난해 4월 제주에서 항공기를 탔습니다. 이륙을 준비하던 기내에서 A씨는 옆자리 남성인 승객 B씨가 지인에게 보내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봤습니다.

B씨는 이 메시지에서 한 여성 등을 지칭하며 “아줌마들이 시끄럽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는데, 그가 지칭한 여성이 바로 A씨의 아내였던 것입니다.

A씨는 곧바로 B씨에게 “손가락 조심하라”고 말한 뒤, 오른손으로 B씨의 목 부위를 누르며 왼손으로 B씨의 목을 졸랐습니다.

그러자 승무원들이 달려들어 A씨를 말렸고, 항공 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A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공 보안법에는 ‘항공기 내 폭행죄’가 별도로 있어 기내에서 다른 이를 폭행한 사람에게 형법상 폭행죄보다 더 높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습니다.

B씨는 피해자 조사에서 “A씨가 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목을 조르지 않았고, 어깨를 두 손으로 잡았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피해자 B씨의 주장이 옳다고 보고, ‘A씨가 목을 졸랐다’는 내용의 공소사실을 적용해 항공 보안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2단독(주경태 부장판사)은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륙을 준비하는 항공기 안에서 다른 사람을 폭행한 것은 항공 운행의 안전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