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안전 가림막도 없는 공사현장 바로 옆을 걸어서 등하교하면 어떨까요?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현장에서 실제로 아이들이 아슬아슬하게 걸어다고 주민들이 걱정을 쏟아내고 있었는데요.
구청은 "건설 과정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는데, MBN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백길종 기자입니다.
【 기자 】
교복 차림의 학생들 머리 위로 공사 자재들이 움직이고,
버스를 기다리는 초등학생 바로 옆으로는 굴삭기가 지나갑니다.
긴 배수관이나 석재 자재가 오가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차도를 걷기도 합니다.
인근에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해 있는데, 이 재건축 공사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안전 울타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신윤미 / 학부모
- "어느 순간 보니까 (울타리를) 다 철거했더라고요. 등하교할 때 불안하고요. 아이들이 아무래도 통제를 해도 돌발상황이라는 게 있으니까."
공사장 허가 조건에 따르면 높이 12m 이상의 건축현장에는 6m 이상의 가설울타리를 도로변에 설치하도록 돼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 스탠딩 : 백길종 / 기자
- "바로 옆 공사현장은 이렇게 6m 높이의 울타리를 설치해놨습니다. 반면에 이 재건축 현장은 사람 키높이보다도 낮은 간이 울타리만 놓여져 있습니다."
"배수관 설치 등을 위해 땅을 파낼 때 울타리가 오히려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란 게 강남구청의 설명.
▶ 인터뷰(☎) : 강남구청 관계자
- "건축물이 올라갈 때는 당연히 이 기준에 맞춰서 설치가 됐던 거고, 지금 현재는 그 건축물이 다 올라간 상태고…(그래서) 이동식 울타리로 바꿔서 설치한 거죠."
하지만 여전히 건물이 올라가고 있는 구역도 울타리를 해체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김남은 / 공사현장 인근 거주자
- "불가피하게 철거를 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안전 조치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사장 바깥에 안전요원이 전혀 배치가 안 돼 있어요."
'불안하다'는 주민들의 반복된 민원에도, 구청은 "철거가 필요하다는 게 공사 관계자의 의견"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