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그야말로 귀한 금이 됐습니다.
사재기하는 사람이 늘면서 산지에서는 소금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올봄 일조량이 평년보다 조금 줄어 소금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른데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우려로 너나 할 것 없이 소금을 사들이는 겁니다.
정치훈 기자가 산지 상황은 어떤지, 염전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 기자 】
창고에서 쉴 새 없이 소금을 퍼서 자루에 담습니다.
팔리는 소금 한 포대는 3만 원선, 예년보다 2배 가까이로 올랐습니다.
온라인 판매는 이미 중단됐고, 지금은 전화로만 주문받고 있는데도 밀려드는 택배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택배 기사
- "저 혼자 일할 때 (20kg 소금) 1천 개, 양이 5배로 늘어났죠. 죽을 거 같아요."
2~3년 묵힌 소금이 낫지만, 이미 지난해 생산한 물량까지 동났습니다.
산지까지 달려와 물도 안 빠진 햇소금이라도 퍼달라고 하는 실정입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원래는 이곳 지붕 위까지 소금이 쌓여 있어야 하지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도 소금이 없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소금도 어제 생산한 겁니다."
인근 농협도 사정은 마찬가지.
500포대를 간신히 구해 쌓아놨지만, 하루도 안 돼 다 나갑니다.
▶ 인터뷰 : 박 철 / 서영광농협 판매과장
- "요즘은 한 번 오시면 50포에서 80포, 심지어 100개, 200개까지도 달라는 분이 계십니다."
소금이 비싸게 팔리니 생산민들은 돈을 벌어 좋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근심이 가득합니다.
▶ 인터뷰 : 강명수 / 영광천일염생산자연합회장
- "1개 살 사람이 5개, 10개씩 사서 쟁여 놓는데 한 5년간 소금 안 사먹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가격이 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일조량이 다시 늘면서 여름철 소금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어 굳이 사재기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산지 품귀현상이 언제 멈출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