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화재 현장에서 화마와 맞서는 소방관들에겐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하겠죠.
미국 소방관들의 신조처럼 돼버린 'You Go, We GO'란 말은, '네가 가면 우리도 간다.' 널 버리고 가지 않는다는 결연한 동료애를 담고 있습니다.
경륜을 갖춘 간부의 리더십, 그리고 그를 따르는 대원들의 모습은, 결국 시민의 생명은 물론 소방관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게 하죠.
전북 소방본부에 한 소방서장이 부하에게 수년간 갑질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투서가 접수됐습니다.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고 폭언을 했으며 이에 항의한 직원은 좌천성 인사를 당하고, 팀장급 직원들은 줄 퇴직했다.
'현장에서 수십 년 고된 활동을 하면서도 소방 일을 그만두고 싶단 생각을 안 해봤는데 이 서장을 만나곤 매일 사표 던질 생각을 할 정도로 괴로웠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투서를 접수한 소방본부가 의혹이 불거진 소방서의 모든 직원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 실명으로 적게 한 겁니다.
심지어 '소속, 계급, 성명, 서명까지 다 기재하지 않으면 해당 제보는 무효로 처리하겠다'고 했죠. 갑질 피해를 당한 소방관에게 신분을 밝히라니 이게 말이 될까요.
익명의 투서에는 이미 갑질 피해 사례와 부하 직원이 받은 인사상 불이익 등이 A4용지 9장 분량으로 상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니 소방본부가 경위 파악보다, 내부 고발자가 누구냐를 캐는 데 더 치중한 것이라는 비난이 줄을 이을 수밖에요.
'지배하거나 복종하지 않으면서도 무엇인가 하고 있는 사람만이 참으로 행복하고 위대하다.'
자신의 과오는 반성하지 않고 아랫사람 길들이기에만 혈안이라니요.
소방대원들은 동고동락 정도가 아니라 생사를 같이 하는 동료입니다. 그런데 이런 그들이 과연 출동 현장에서는 손발이 제대로 맞을까요.
소방을 바라보는 국민은 또 불안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갑질 처벌보다 제보자 색출이 먼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