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마을버스가 경영난과 인력난으로 감축 운행을 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배차 간격이 많이 늘어나 4시간을 기다려야 버스를 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고양시의 한 마을버스 차고지입니다.
한참 운행해야 할 오전 시간이지만 운전기사가 없어 멈춰 서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41대의 버스 중 10대가 이렇게 주차장만 차지한 지 오래됐습니다.
그나마 운전을 하는 기사들도 상당수가 70세 이상의 고령입니다.
▶ 인터뷰 : 정병철 / 마을버스 업체 대표이사
- "젊은 기사님들 같은 경우에는 주변 시·군에 준공영제를 하는 급여나 복지 수준이 더 좋은 업체로 이직하기 때문에…. 올 초에도 고령 운전자분들이 체력적 부담을 느껴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승객 감소에 따른 경영난까지 겹치면서 경기도 고양시 마을버스 420대 가운데 118대가 이렇게 멈춰 섰습니다.
운행 횟수가 줄어 배차 간격이 늘면서 일부 구간은 4시간을 기다려야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진희 / 경기 고양시
- "버스 기다리는데 택시 타고 출퇴근할 때도 있고 그랬어요. 배차 간격이 길어지다 보니까…."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서울 역시 매출 감소로 마을노선 250개 중 196개 노선이 2019년보다 20% 가까이 운행횟수를 줄였습니다."
부산시도 마을버스 업체 54개 중 43개 업체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운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을버스가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 하나로 환승 제도가 꼽힙니다.
대중교통 다양성과 활성화로 환승 이용객은 많이 늘어난 반면, 환승 손실액 보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강경우 /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
- "퍼스널 모빌리티(개인형 이동장치)도 확산하면서 이제는 거의 고사 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이거든요. 환승 제도의 불합리한 배분 구조를 마을버스에 합리적으로 해 주는 방향으로…."
마을버스도 시내버스처럼 준공영제로 운영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지자체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
마을버스가 줄어들수록 서민들의 이동권도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자체와 업체,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마을버스가 사라지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윤두메 VJ
영상편집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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