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웅]
맨홀에 빠진다고요? 갑자기 왜요?
[한범수]
제보 사진 보고 나면 괜한 걱정이 아니라는 생각 들 겁니다.
[정태웅]
맨홀 뚜껑을 덮어놨는데, 돌로 만든 빨래판 같거든요? (건축 자재인데, 닮았네요!) 저 친구가 뜬금없이 저기 왜 있는 거예요?
[한범수]
뭘 가리고 싶었을까요? 현장 가서 살짝 치워봤습니다.
[정태웅]
구멍이 뻥 뚫려 있잖아요! 뚜껑이 부서져 있었군요! 꽤 깊은데요? (싱크홀 같죠?) 지하세계 빨려 들어갈 것 같이 아찔합니다.
[한범수]
깊이가 어림잡아 5m 정도 됩니다.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는 높이죠.
▶ 인터뷰 : 안영순 / 경기도 고양시
- "섬찟해요. 이런 건 빨리빨리 처치해 줘야죠, 당연히. 지금 보기만 해도 놀랐는데…."
[한범수]
스마트폰 하느라 땅바닥은 안 쳐다보는 행인, 유모차 끌고 가는 엄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계속 지나갔습니다. 자칫 사고 날까 봐 가슴 졸였습니다.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맨홀 주변에는 경고 표시가 아예 없습니다. 라바콘, 그러니까 안전 고깔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엉뚱한 데 버려져 있습니다."
▶ 인터뷰 : 문아미 / 경기도 고양시
- "역이니까 급하게 출근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자세하게 밑을 못 보고 지나갈 수가 있을 거 같거든요."
[정태웅]
저렇게 안일하게 조치해 놓은 사람들, 도대체 누군가요?
[한범수]
경기도 고양시 담당자들이 처리해 놓은 겁니다. 주민 민원에 언론사 취재까지 들어오니, 내일 맨홀 뚜껑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안전장치를 보강해 놓은 상태라고도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고양시 관계자
- "아직은 왜 파손됐는지까지는 확인을 못 했는데, 일반적으로 보도에 설치된 맨홀이 파손되는 이유는 차량 통행이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정태웅]
고양시 덕양구청장님이 사과할 일 아닌가 싶습니다. 길바닥에 구멍 뚫려 있는지 매번 탐지 작업할 수 없잖아요. 지자체가 알아서 잘 처리해 주길 바랍니다.
2. 카페 손님인 척
[한범수]
카페 손님인 척 하면서 뭘 했을까요?
[정태웅]
직접 한 번 볼까요?
[한범수]
카페 야외 좌석에 손님 두 명이 앉아 있습니다. 지나가던 남성이 이들 주변에서 걸음을 멈추고요. 주차돼 있던 차에서 누가 나오거든요.
[정태웅]
얘기 중인 둘을 지켜보던 카페 손님이 기습적으로 이들에게 다가갑니다. 또 다른 손님과 근처에 숨어있던 남성까지 현장을 덮칩니다.
[한범수]
체포 작전 같은데요? 잠복 수사였나요?
[정태웅]
네, 카페 손님은 잠복 중인 경찰이었고요. 접선 중이던 둘은 지난해 약 4개월간 강남 소재 클럽에서 여성 손님들에게 마약을 판매한 마약사범이었습니다. 이 중 공급책 A 씨는 당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는데, 출소 후 곧바로 이곳에서 또 다시 접촉을 시도하다가 붙잡혔고요.
[한범수]
붙잡힌 두 명 중에 한 명은 마약 공급책, 다른 한 명은 클럽 직원인 거 같은데요. 압수한 마약 양이 얼마나 됐나요?
[정태웅]
신체 등을 수색해 보니, 대마와 필로폰 등 100명 정도가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이 나왔습니다.
[한범수]
감옥 갔다와서도 정신 못 차리다가 딱 걸렸네요. 경찰이 어떻게 알게 됐을까요?
[정태웅]
지난해 잡힌 이들의 인플루언서 손님 한 명이 실토하면서 수사에 물꼬가 트였습니다.
▶ 인터뷰(☎) : 최성현 / 관악경찰서 마약수사팀장
- "인플루언서(손님)의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MD(클럽 직원)를 잡았고, 직원을 통해 윗선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서 검거하게 됐습니다. 윗선을 계속해서 추적 중이고…."
[정태웅]
이들과 거래해서 잡힌 손님들 중에는 구독자 80만 명의 SNS 인플루언서, 모델, 전문직 종사자의 부인 등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한범수]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이 마치 게릴라전처럼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끝나질 않네요.
3. “귀신인가?”
[정태웅]
어디서 귀신 나왔어요?
[한범수]
영상 바로 보시죠. 차 타고 가는데, 방음 터널 위를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정태웅]
진짜 귀신인가 싶은데요. 아니면 외계인인가요?
[한범수]
시설 점검하는 기술자 같기도 하죠? 경찰이 정체를 알아봤습니다. 다름 아닌 인근에 사는 중학생이었습니다.
[정태웅]
아니 중학생이 저길 왜 올라가요?
[한범수]
노을 지는 하늘 잘 보고 싶어서 올라갔다고 합니다. 방음 터널 옆에는 사다리가 설치돼 있는데, 잠금장치가 없어서 쉽게 오를 수 있었다고 하죠. 해당 중학생, 훈방 조치됐습니다.
[정태웅]
외계인 아닌 건 다행인데, 다른 의미에서 좀 놀랐습니다. 공공시설 안전 관리, 청소년 안전 교육, 모두 꼼꼼히 해야겠습니다.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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