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굶은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깡마른 사자가 있는 동물원이 있습니다.
분뇨로 인한 악취와 비위생적인 환경에 갇혀 있기도 한데요.
동물 학대 논란이 나오지만, 경영악화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나오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앙상한 갈비뼈를 드러낸 늙은 수사자가 거친 숨을 몰아쉽니다.
우리에 갇힌 암사자는 좁은 공간을 빙빙 돌며 이상행동을 보입니다.
"좁은 곳에서 살아가면서 보이는 정형 행동의 1번입니다."
머리만 한 혹을 달고 있는 거북이는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털이 자랄 대로 자란 양들과 혼자 갇힌 타조는 누더기를 쓴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 인터뷰 : 배병준 / 관람객
- "좀 불쌍해 보이죠. 우리도 다른 동물원보다 작고 냄새도 많이 나고 배설물도 바닥에 많이 깔렸고…"
동물 학대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권세화 / 동물학대방지협회
- "햇볕 하나 들지 않는 정말 좁은 곳에서 74년도에 이전한 후로 여태까지 거기에 있었다는 것은 학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정도의 환경입니다."
동물원 측도 할 말은 있습니다.
코로나로 경영이 악화하면서 사재까지 털어 동물들의 생명을 겨우 지켜가는데 학대 주장은 지나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동물원 대표
-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안 맞는 건 사실이지만 수입원이 없다 보니까 코로나 때 임대료도 밀리고 다 밀렸어요. 그러다 보니까 법인 통장도 압류되고…"
동물보호단체는 해당 동물원 대표를 동물 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