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에 태어난 평범한 여성이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하며 겪는 고충과 사회의 벽을 실감 나게 그린 이 영화는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남녀 차별을 부풀렸다며 평점 테러와 인터넷 악플이 난무하고 급기야 정치권에까지 불똥이 튈 정도로 예민한 갈등의 소재가 됐죠.
우리나라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18.1%P로 OECD 평균인 10.9%P보다 무려 7.2%P나 높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10년 전 22.4%P에서 다소 호전된 듯하지만 일본이 10년 전 20.9%P에서 13.3%P로 대폭 줄었고, 한국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10명 중 8명꼴로 세계 1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내용 면에서는 퇴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여성이 출산과 함께 육아 부담을 떠안으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현상 때문입니다. 이게 여성들만의 문제일까요.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여성 차별은 첫째, 당사자인 한국 여성에게 비극이고 둘째, 여성이 만드는 성과를 남성이 함께 누리지 못하니 한국 남성에게도 비극이며 인구의 절반을 낭비하고 있으니 국가, 대한민국에도 비극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소련이 한창 대립하고 경쟁하던 냉전 시대 때 소련은 미국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습니다.
남녀차별이 심한 소련은 인구의 절반으로 경쟁하는 만큼 미국을 이길 수 없다는 거였죠. 그리고 실제로도 그 말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보다 더 심각합니다. 이젠 출산 기피로 국가가 소멸할 지경이 됐으니까요.
그런데도 반인권적이라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들여오면 안 된다고요? 그럼 당장 남녀차별을 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여성의 인권은요? 인구가 줄어드는 우리는요?
이제는 어린이집 대기 줄보다 어르신 요양원 대기 줄이 더 길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시겠습니까. 선택은 우리 몫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경단녀, 남녀 넘어 국가의 비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