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대화에서 심도깊은 철학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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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개러스 매슈스에 따르면, 만 3~7세 아이들은 ‘즉흥적인 철학 여행’을 흔하게 하는 반면 만 8세를 넘긴 아이들은 철학적 궁금증이 크게 줄어들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엄마,왜?"
현관에서 신발을 신지 않고 나가려는 아이. 취침 전에 목욕을 하지 않으려는 아이. 나쁜 말을 계속 내뱉는 아이.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이들과 씨름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대꾸는 보통 비슷합니다. “왜?”, “왜 그래야 하는데?”, 혹은 “싫어!”. 아이들을 설득하려는 부모들은 이유를 나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만 대부분 먹히지 않습니다.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부모들은 단 한마디로 상황을 종결하려고 합니다. “엄마 말 좀 들어!” 혹은 “아빠가 하라면 좀 해!”
미국 미시간대 법학·철학과 교수이자 전설적인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법률 서기 출신인 스콧 허쇼비츠는 신간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을 통해 이러한 일상적인 순간에 다양한 물음표를 던집니다. “왜 아이는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가?” 혹은 “무엇이 처벌을 정당화하는가?”
실제로 심리학자 미셸 쉬나드가 200시간이 넘는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시간을 분석한 결과, 약 2만5000개의 궁금증이 포착됐습니다. 아이들은 1분에 두 개 이상의 질문을 던졌고, 그 중 4분의 1은 ‘왜’ 혹은 ‘어떻게’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러한 궁금증마저도 아이들이 특정 나이를 넘어가면 크게 줄어듭니다.
어쩌면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은 ‘꼬마 소크라테스’들을 통해 부모가 진정한 소크라테스로 거듭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