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남 기자와 조금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정유정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했다는 거잖아요?
어떤 식으로 진행한 건가요?
【 답변 】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라는 게 있습니다.
'PCL-R'이라고 하는데, 캐나다의 범죄심리학자가 개발했습니다.
총 20개 문항인데, 40점 만점입니다.
단순히 범죄자가 시험지에 답안을 쓰듯이 하는 게 아니라 프로파일러가 면담을 하면서 많으면 100여 개의 질문을 합니다.
적게는 2~3시간, 많게는 7~8시간의 걸쳐 진행한 면담을 토대로 점수를 매긴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2008년 처음 도입됐는데, 국내 실정에 맞는 작업을 거쳐 한국판 체크리스트가 제작됐습니다.
【 질문 2 】
그럼 정유정에 대한 검사 점수가 나왔나요?
【 답변 】
정상인의 범위를 벗어났고 알려졌는데, 정확한 점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MBN 취재를 종합해보면 고위험군인 25점은 넘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언급한 대표적인 범죄자의 점수를 보다는 낮은 점수인데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이코패스 검사가 남성 위주로 개발됐기 정유정이 여성이고, 23살이라는 나이를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점수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참고로 지난 2005년 보험금을 타내려고 남편과 어머니, 친오빠 등 가족을 살해하거나 실명시키고, 방화를 저지른 엄인숙이라는 여성이 있었는데요.
사이코패스 검사가 도입되기 전이긴 하지만, 당시 29살의 이 여성을 직접 면담한 프로파일러에 따르면 40점 만점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 질문 3 】
그런데 정유정에게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면서요?
【 답변 】
앞서 저희 MBN이 전해 드리긴 했는데요.
정유정에게서 사이코패스 성향은 엿보이나 단정 짓기 어려운 특이한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MBN이 다수의 경찰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검사 결과가 이상하다, 특이한 성향이 나왔다고 전했는데요.
결과를 토대로 정유정이 왜 이런 성향을 보였는지, 이 부분은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분명한 것은 정유정이 살인에 대한 쾌락을 느겼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쾌락형 살인 범죄'라고 진단합니다.
▶ 인터뷰(☎) : 배상훈 / 우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 "살인과 유기의 불균형성. (정유정은) 살인은 완벽하게 했는데, 유기·훼손은 좀 어설프게 한 부분은 살인에 대한 쾌락이 높아서 뒷정리가 미흡한. 이런 경우는 쾌락 살인의 초기 단계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 질문 4 】
그럼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인 성향인가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는 건가요?
【 답변 】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선천적, 후천적 원인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소시오패스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느끼지 못하지만, 소시오패스는 잘못됐다는 걸 인식한다고 합니다.
이런 성향으로 볼 때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인 부분에 더 가깝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전문가들은 어떤 쪽이 더 강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 질문 5 】
마지막으로 사이코패스 점수가 형량에도 영항을 미치나요?
【 답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계곡살인' 이은해 아실겁니다.
이은해의 사이코패스 점수는 기준 25점을 웃도는 31점이었습니다.
이은해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는 데 쓰이지만, 양형 기준으로는 삼지 않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 2018년 일본 여행 중에 아내를 살해한 피고인에 대해 법원은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가 26점으로 나왔지만, 피고인의 정신이상과 관련한 장애를 앓은 적이 없다"며 심신상실 주장을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확정했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추성남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