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정이 범행 직후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고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유정의 여러 행동에서 사이코패스적 기질뿐 아니라 심각한 성격장애로 인한 망상 증세가 엿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중학교 3학년으로 자신을 위장한 정유정은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범행 흔적이 남자, 피해자의 집에 있던 옷으로 갈아입고 현장을 빠져나왔습니다.
피해자의 신분증과 휴대전화 등 개인 물품도 챙겼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뒤 이뤄진 초기 수사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진술도 했습니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피해자 집에 도착하니 어떤 여성이 살인을 저질렀고, 그 시신을 치워주면 저 여자로 살게 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거짓말이었습니다.
단순히 살인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 피해자의 신분을 탈취하려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전문가들은 정 씨에게서 사이코패스적 기질뿐 아니라 심각한 경계성 성격장애로 인한 망상 증세가 엿보인다고 말합니다.
내적 결핍과 열등감 등으로 인해 동경하던 대상을 범행 대상으로 삼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자존감의 문제 이런 것들을 토대로 봤을 때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그런 어떤 성격 장애인 것 같은데…. 문제는 상황이 굉장히 심각해지면 약간의 망상 같은 게 따라올 수도 있거든요."
정유정의 범행 동기에 대한 의문점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범행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전담수사팀을 꾸렸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