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연속 베팅을 사실상 묵인한 것도 모자라 VIP 룸까지 제공하며 국부 유출을 방조했다는 논란의 경마장 현장,
직접 취재한 사회부 이규연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경마장이 이른바 큰손들에게 밀실을 제공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면서요?
【 기자 】
마사회가 고액 베팅을 하는 큰손들에게 전용 밀실, 이른바 VIP 룸을 제공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마사회는 지난 2016년 서울 워커힐 호텔에 외국인 전용 화상 경마장을 개설하며, 고액 베팅을 하는 VIP 고객들에게 밀실을 제공해 물의를 빚었는데요.
논란이 일자 마사회 측은 "국부 유출 문제 등 해소하겠다"며 2020년 워커힐 화상 경마장을 폐쇄했습니다.
지난 2017년 경기 일산지사에서는 하루 20만원을 받고 VIP룸을 빌려줬는데요.
이곳에서는 마사회 직원이 직접 개인계좌로 손님에게 돈을 입금받아 마권 구매권을 대신 발행해주기도 했습니다.
2019년엔 경기 의정부지사에서도 고액 베팅 고객 전용 밀실을 운영하며, 하루 수천 만원 상당의 연속 베팅을 방조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2 】
경마장 밀실이 수차례 논란이 됐는데도 마사회에서 계속 밀실을 제공하며 연속 베팅을 묵인하는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마사회 측은 논란이 생길 때마다 "자체 감사를 통해 엄정 조치하겠다",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이 계속해서 밀실에 VIP 손님들을 받고, 고액 연속 베팅을 방조하는 건 매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 전까지 한해 7조 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마사회가 코로나 사태 이후 경마 중단, 경마장 입장 제한 등 악재로 매출이 7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는데요.
때문에 마사회가 코로나 시기 줄어든 매출액을 충당하기 위해 큰손들의 연속 베팅을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마사회 매출 대부분을 마권 판매에 의존하다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 겁니다.
【 질문 3 】
그럼 앞으로도 큰손들이 밀실에서 연속 베팅을 하도록 놔둘 수밖에 없는 겁니까?
【 기자 】
어제도 설명드렸다시피 구매 한도액인 10만 원을 넘어 연속 발권을 해도 현재로선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승수 / 국민의힘 의원
- "(현행법상) 단속 근거가 미흡하고 처벌 근거 자체가 없기 때문에…(불법을 묵인한) 마사회 직원들한테 징계나 이런 것들도 전혀 지금 행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단속과 처벌 관계를 좀 명확히 하는 게…."
그러니 마권 1회 구매 한도 10만 원을 법률에 명시하고,
현금을 통한 마권 거래를 없애는 대신 실명 인증을 거친 전자카드로만 마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마사회 측이 어제(31일) MBN 보도 이후 조금 전 밀실을 전격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면서요?
【 기자 】
네 저희 MBN에서 고액 연속 베팅 보도가 나간 뒤 마사회 측은 "VIP룸을 포함한 회원실이 연속 베팅을 계도하기 힘든 공간임을 인정한다"며 "이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당히 전격적인 폐쇄 결정인데요.
월 회원제로 운영되던 밀실뿐만 아니라 라운지마다 설치된 칸막이를 모두 없애는 오픈형 구조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연속 구매가 적발되면 퇴장 조치하고 추후 입장을 거부하는 내용도 사내 질서유지 규정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규연 기자였습니다.
[이규연 기자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