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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늘린다는데 경쟁률은 더 세진다?...의대 입시의 아이러니

기사입력 2023-05-27 15:12 l 최종수정 2023-05-27 15:18
정원 확대로 최상위권 오히려 의대로 몰려
문·이과 모두 합격선 낮아지는데 의대만 올라가는 상황

5년간 서울 소아과 10곳 중 1곳은 문 닫았다 / 사진=연합뉴스
↑ 5년간 서울 소아과 10곳 중 1곳은 문 닫았다 / 사진=연합뉴스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분야에서 의사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고려하는 가운데 의대 증원이 입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사 정원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때 줄인 351명을 원상 복구하는 것부터 50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것까지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 38개 의대의 정원은 2023학년도 기준 3,058명으로, 의대별 모집 인원은 보통 80명 정도입니다. 정확한 규모를 예측할 수 없지만, 만약 의대 정원이 최대 500여 명 확충된다면 지금으로서는 6개 이상의 의대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또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의대뿐만 아니라 이공계 학과 등의 입시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입시 관련 업체들은 일단 정원이 늘더라도 의대 합격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점수 차가 아주 작기 때문에 의대 신입생을 늘려도 합격선이 확연히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 보는 것입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이 늘면 최상위권 학생들이 흩어지기보다 오히려 몰릴 것"이라며 "이공계와 문·이과 모두 합격선이 내려가는데 의대는 올라가고 있다. 준비 안 하던 학생까지 의대 입시에 뛰어드는 현상이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임 대표는 "최근 3년 동안 학생 수는 줄고 새로 약대 학부도 들어왔지만, 의대 합격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2022학년도부터 전국 37개 대학에서 약대를 학부 선발로 전환해 1,743명을 뽑고 있지만 의대 합격선은 더 높아졌습니다. 일반전형 기준으로 전국 31개 의대의 정시 합격선은 지난 2020학년도 97.4점에서 지난 2022학년도 97.9점으로 올랐습니다.

이렇게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의대 쏠림' 현상이 더 심해져, 오히려 다른 이공계 학과들의 합격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첨단학과의 경우 2024학년도부터 전국 4년제 일반 대학에서 정원이 1,829명 늘어나고, 소위 'SKY' 대학이라고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정원도 총 298명 규모로 늘어났지만, 의대 정원까지 확대되면 다른 학과의 경쟁률이 더 떨어지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최상위권의 지원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첨단학과의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 중상위권 학생들이 첨단학과로 소신 지원을 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아직 사회에서 의사를 대체할 만한 직종이 없다. 보상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이공계 학과들에 비해 의대는 보상이 확실하다"며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는 의대 이외의 다른 학과도 비전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라고 평가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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