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에게 평생 직장은 없다?!
1990년대 초까지 토요일은 오전에는 근무하고 오후부터 휴일이라는 뜻으로 주 6일을 출근했었다. 현재 고참 임원급을 제외하고는 이를 경험치 못했을 것이다. 주 5일제가 정착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한국 직장인들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연평균 1,908시간이다. 이는 OECD 국가 중 3번째로, 평균 1,687시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주 4일제 근무제의 최대 장점은?
주 5일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주 4일제를 도입하는 회사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작된 재택 근무와 함께 직장문화 변화의 상징이 되었다. 젊은 세대 직장인이 많아지고 ‘워라밸’이 확산되면서 이제 주 4일제 근무제 역시 낯선 것이 아닌 현실의 문제가 되었다. 현재 국내에서도 SK텔레콤, 카카오게임즈, 우아한 형제들 등의 기업에서 주 4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과연 주 4일제는 직원, 회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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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이런 궁금증에 답이 될 설문 결과가 나왔다. 주 4일제를 1년여 시행한 휴넷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3.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94.1%로 나왔고, 82.4%는 ‘주 4일제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 4일제가 직장생활과 일에 미치는 긍정적인 부분은 ‘일과 삶의 균형’ 22.7%로, ‘워라밸 문화’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밖에 ‘스트레스 감소’는 15.3%, ‘직장생활 행복도 증가’는 14.2%, ‘출퇴근 부담 감소’가 12.3%, ‘번아웃 예방’이 12.2%로 나타났다. 또 금요일 휴일 활용 방법에 대해선 ‘휴식’ 22.5%, ‘자기개발’ 17.1%, ‘잔여업무’ 16.5%, ‘가족과의 시간’ 14.2%, ‘건강을 위한 운동’ 11.9%, ‘취미와 문화생활’ 11.7%로 나타났다.물론 주 4일제 실시로 업무량과 주 평균 근무시간 설문에서는 ‘주 3~4시간 근무시간 증가’ 36.2%, ‘주 1~2시간 증가’ 35.9%, ‘주 5~6시간 증가’도 6.6%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근무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과 동일’하다는 결과도 15.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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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설문조사에서는 주 4일제의 성공적 정착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건으로 ‘업무시간 집중근무’, ‘회의 간소화’, ‘철저한 시간관리’, ‘불필요한 업무 제거’, ‘업무 공유 및 커뮤니케이션 강화’,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개발’이 필요하다고 나왔다. 주 4일제가 모든 기업에 해당될 수는 없다.
업무 특성상 불가능한 기업도 있을 것이다. 또 일단 기업에서는 많은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주 4일제는 대세가 될 것이다. 직장에서 MZ세대가 중추 세대가 되고 계속 유입된다면 기업도 더 이상 긴 근무시간이 ‘일하고 있다’는 증표라는 인식을 버리게 될 것이다.
‘한 번 직장이면 영원한 직장’이라고?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에서 MZ세대 275명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내용은 ‘나와 맞는 직무나 회사를 찾을 때까지 ‘취업 N수생’이 될 의향이 있냐’는 것. 결과는 10명 중 6명, 64.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회사를 계속 다니겠다’는 32.8%에 그쳤다. 또 ‘퇴사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에서는 ‘직무가 맞지 않아서’ 28.5%, ‘급여나 복지가 생각과 달라서’가 24.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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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MZ세대는 취업이 중요해도 성격, 가치관, 전공과 맞지 않는다면 퇴사를 하고 재취업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자아실현이 직장의 명성, 안정적인 일자리,
보장된 급여보다 중요하다는 것. 즉 전공과 적성, 흥미, 보상이 직장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처럼 ‘한 번 직장이면 영원한 직장’이 미덕인 시대는 과거다.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생산성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글 정유영(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