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면허시험 기출문제가 국내의 한 학원을 통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유출 사실을 알게된 미국간호사협회 측이 한국 시험센터를 폐쇄하고, 최근 한국 응시생들의 성적을 무효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불똥이 엉뚱하게 튀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 간호사 시험을 보려면 외국에 나가서 봐야하는 번거로운 일까지 생기게 됐습니다.
이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간호사협회에서 주관하는 미국 간호사 면허 시험인 엔클렉스(NCLEX).
이 시험에 합격하면 미국 간호사로 일할 수 있는 면허를 발급받게 되는데, 지난해 국내에선 2천 명 가까운 응시생이 몰렸습니다.
그런데 서울 강남의 한 간호사시험 학원에서 이 시험 기출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 인터뷰 : 미국 간호사 시험 응시자
- "시험 날짜가 일주일 전으로 가까워지면 그 주에 시험 볼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프린트도 딱 한 개씩 주시고 이거 유출하면 안 된다고…."
그러자 다른 학원이 해당 학원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해달라는 진정서를 지난 2021년 12월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경찰이 미국간호사협회 측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협회 측은 문제 유출 사실을 인지했고,
결국 지난 3월 서울에 있는 한국시험센터가 문을 닫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시험을 본 한국인 응시생들에게는 시험 성적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통보가 되면서,
다시 시험을 보려면 해외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 인터뷰 : 미국 간호사 시험 응시자
- "해외에 나가려면 진짜 호텔 예약부터 시작해서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요. 정말 하루 아침에 한국에서 시험 볼 수 없다니 정말 저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학원 측은 "정상적인 교육 과정만을 제공했다"며,
"아직 미국간호사협회에서 센터 폐쇄 이유를 설명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국간호사협회 측이 정확한 유출 경위를 확인해주지 않아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출 문제로 결국 애꿏은 국내 응시생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김민승 VJ·김형균 VJ
영상편집 : 송현주
그래픽 : 박경희 박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