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안 받고 벨·진동만 울려도 스토킹"…6차례 통화 시도한 50대 벌금형

【 앵커멘트 】
여행 중에 우연히 알게 된 20대 여성이 전화를 받지 않는데도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1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도 벨 소리나 진동이 울리거나 부재중 전화도 스토킹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깨고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사건이 발생한 건 2021년 11월입니다.

50대 남성은 울릉도 패키지여행에서 알게 된 20대 여성에게 사흘 동안 6차례 전화하고 1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 여성은 첫 통화 이후 5번의 전화는 받지 않았는데, 이를 스토킹으로 볼 것이냐가 쟁점이었습니다.

1심 법원은 스토킹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남성이 여성에게 남자친구와의 스킨십과 관련한 말을 해 불쾌하게 했더라도 그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또 5번의 '부재중 전화' 표시는 통신사의 부가서비스에 불과하고, 받지 않은 전화벨 소리는 상대방에게 송신된 음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여성이 어쩔 수 없이 연락처를 주게 된 정황이 확인됐고, 남성이 첫 통화에서 남자친구와의 스킨십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보며 여성이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끼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여성이 전화를 받진 않았지만, 벨 소리나 진동음, 부재중 전화 표시도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며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2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남성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는 한편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도 명령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편집 : 오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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