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때려 하반신 마비...17일간 차에 가둬 끌고 다닌 40대 男

경찰 입건 상태에도 전화·문자메시지 지속적으로 보내

↑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아내를 때려 하반신을 마비시키고 17일간 차에 가둬 전국으로 끌고 다닌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법 제11형사부는 강도, 상해,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된 39세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월 13일 경기 군포시의 한 모텔에서 37세 아내 B 씨가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해 전치 4주의 골절상을 입혔습니다.

이 일로 둘은 협의이혼했으나 동거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A 씨는 B 씨에게 "너로 인해 소비한 시간과 정신적, 금전적 손해 보상으로 3250만 원을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습니다.

동거를 그만두고 싶었던 B 씨는 부모 집으로 도망쳤지만 화가 난 A 씨는 지난해 9월 16일 B 씨를 집으로 끌고 와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B 씨는 결국 뇌졸중과 하반신 마비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A 씨는 B 씨를 병원에 데려가기는커녕 자신의 차에 감금한 상태로 17일간 서울, 경기 화성, 강원 강릉·정선, 대구 동구, 충남 천안, 충북 충주, 전남 목포·나주, 경북 김천 등 전국을 떠돌았습니다.

그는 감금 상태의 B 씨를 계속해서 폭행·협박해 주식을 매도하게 한 뒤 3000만 원을 빼앗기도 했습니다.

B 씨는 납치 약 17일만인 지난해 10월 5일 대구 동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그를 업어 구출했습니다.

이후 경찰에 입건된 상태에서도 A 씨는 B 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150회가량을 보내며 스토킹 행위를 했습니다.

법정에서 A 씨는 "B 씨와 여행을 떠났는데 몸싸움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B 씨가 넘어져 상해를 입은 것"이라며 "여행경비 등 비용도 B 씨 스스로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B 씨가 입은 상해 정도가 중하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A 씨가 B 씨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증거와 법리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