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상가 건물을 지은 건설사가 부도 위기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애꿎은 입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하도급 업체가 출입구를 막아 가게에 들어가지 못하는 입주민이 있는가 하면, 가스와 에어컨 공급이 막혀 도저히 장사를 할 수 없는 곳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새로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를 둘러싼 상업시설입니다.
230개 넘는 점포가 지난 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 상가 출입구 곳곳에 철문이 달렸습니다.
시공사는 범현대가 정대선 사장의 HN Inc인데,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를 맞자 공사 잔금을 받지 못한 하도급 업체가 출입구를 막아 버린 겁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철문 용접 부위를 뜯어내지 않으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구조인데요. 상가 계약자들은 분양 잔금까지 다 치렀는데도 사용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하도급 업체에서도 유치권 행사로 맞서고 있어 무작정 철문을 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 인터뷰 : 상가 입주민
- "몰래 와서 철문에 용접해놨는데 이걸 시행사 쪽이나 시공사, 관리사무소에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도저히 답을 받을 수가 없어요."
철문이 달려 있지 않은 상가도 장사를 못하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돈을 받지 못한 또 다른 하도급 업체가 가스와 에어컨 냉매 공급을 막아놔 장사는커녕 임대를 주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 인터뷰 : 상가 입주민
- "(이제 여름이라 손님들이) 앉아 계실 때 더울 텐데 여기 에어컨이 일체 작동이 안 되거든요."
새로 지은 건물에서 각종 하자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시공사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AS팀까지 철수했습니다.
상가는 물론 단지 안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도 같은 이유로 하자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가 입주민들은 급한 대로 가스와 에어컨만이라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지만, 시공사에선 회생을 개시하면 정상화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시행사 역시 시공사가 부도 처리된 게 아니라는 이유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시행사 관계자
- "시공사가 전화를 안 받으니까 민원 응대 그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고요.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도 내부적으로 계속 확인은 하고 있어요."
법원이 시공사에 대한 법정관리에 들어가긴 했지만, 본격적인 회생은 오는 8월이 지나서야 이뤄질 것으로 보여 입주민들은 그때까지 고통을 감내해야 할 형편입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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