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정부에서 상시 개방이 결정된 영산강 승촌보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가뭄 등 물이 부족해져 위기가 닥쳤을 때 이명박 정부 당시 지어진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보(洑)를 활용하자는 주장에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오늘(16일) 나와 주목됩니다.
환경부는 4대강 보 인근에 사는 주민 4,000명과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보 인근 주민의 86.8% 그리고 일반 국민의 77.4%가 보를 활용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에 저장된 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은 결과 찬성 의견이 압도적이었던 겁니다.
'반대' 의견을 표한 경우는 보 인근 주민이 13%, 일반 국민이 13.6%에 그쳤습니다.
↑ 금강 공주보 / 사진 = 연합뉴스 |
보 활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찬성 이유에 대해 '가뭄에 대비한 용수 공급 목적'을 가장 많이 꼽았고 '홍수 대비와 수질 개선', '친수공간 활용'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보 활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강은 막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녹조로 인한 수질과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아울러 4대강 보와 댐, 하굿둑을 연계하면서 하천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는 '댐·보·하굿둑 연계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보 인근 주민의 86.2%, 일반 국민의 81.4%가 압도적으로 찬성했습니다.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된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1000명 조사 기준으로 95% 신뢰수준에서 ±3.1p입니다.
↑ 지난 2018년 8월 1일 오후 부산 북구 강변도로 일대 낙동강 유역이 녹조현상으로 초록빛을 띠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한편, 지난 문재인 정부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자연성 회복에 집중하는 '4대강 재자연화' 사업에 중점을 뒀고, 2021년 9월에는 5개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고 노후 관리를 신속하게 정비해 주길 바란다"며 남부지방 가뭄 대책과 관련해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4대강 보 활용 주장은 무지하거나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악질적 갈라치기에 불과하다"며 "4대강 보 활용은 가뭄 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청계천에서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 구성원들과 옛 참모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4대강 보 건설을 추진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제(15일) 참모들과 함께 청계천을 찾은 자리에서 "(4대강 보) 해체다, 뭐다 하는 것은 정치적이다.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 시민들이 지켜줄 것"이라며 장마가 오기 전에 4대강 방문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