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간호법 파괴 정치인, 총선 때 단죄"…국힘 "대선공약 아냐"

"尹, 약속 파기 정치적 책임 물어야"

↑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한간호협회가 연 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6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대한간호협회(간호협)는 “약속을 파기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며 규탄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의료계 갈등이 예상되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인 법안이라 거부권 행사가 적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간호협과 사회시민단체로 구성된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간호법 범국본)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에 간호법을 즉각 재의할 것을 요구하겠다며 규탄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거부권을 수용해 간호법 제정 약속과 공약을 파기했다”며 “약속을 파기한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고 총선기획단 활동을 통해 간호법을 파괴한 정치인과 관료들을 단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는 간호법을 찬성하는 정치인을 지지해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면허 발급 기준 간호사는 총 45만 7,000여 명입니다.

이어 “지난 2간 국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심의·의결된 간호법은 애석하게도 좌초되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의 진실과 역사적 맥락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기에, 그 진실의 힘과 지혜를 조직하여 다시 국회에서 간호법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대출 당 정책위의장이 논의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다만 국민의힘은 간호법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엄호했습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현행 간호법 제정안에 반대하는 13개 직역 단체를 나열하며 “의료계가 두 쪽으로 갈라져 극심한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은 부작용이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의석수로 밀어붙인 거대 야당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얼마나 급했으면 간호법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처리하면서 앞뒤도 안 맞는 조항을 수정하지도 않고 본회의에서 그대로 통과시키기까지 했다”며 “그 자체로 날림 심사를 자행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국민의힘과 정부는 오로지 국민 건강만을 생각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반성과 결자해지의 자세로 의료계를 통합하는 타협안 만드는 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해 정식 공약한 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식 공약을 한 바가 없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발표한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간호협을 방문했을 당시 협회 측에서 제정 공약을 요청해 ‘합당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의원들 설득에 노력하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