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부양한 30대 아들 둔기로 때려 살해한 모친 '징역 3년'

아들, 별다른 치료 받지 못하고 약 3일 동안 방치돼 사망

↑ 부산지방법원 / 사진 = 연합뉴스

10년 동안 일정한 직업이 없던 아들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어머니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오늘(15일) 부산지법 형사5부는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5월 2일 오전 5시께 부산 진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아들인 30대 B 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B 씨는 10년 넘게 일정한 직업도 없이 집에서 음주를 하며 지내 모자 사이에 갈등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사건 발생 며칠 전부터 B 씨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잠을 자지 않고 박수를 치며 일어났다 다시 앉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순간적으로 화가 난 A 씨는 방에 있던 둔기로 B 씨의 얼굴과 몸 등을 수회 때렸습니다.

B 씨는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약 3일 동안 방치돼 다발성 갈비뼈 골절 및 외상성 쇼크로 숨졌습니다.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이 범행으로 피해자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피고인이 술에 의존해 살아가는 피해자를 약 10년간 적극적으로 부양한 점과 피해자의 폭언으로 지쳐 있던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