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류호정 정의당 의원(왼),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최근 공개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첫 변론' 포스터 (오) / 사진 = 매일경제, |
서울시청 공무원에게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는 7월 개봉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두고 '2차 가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다큐멘터리 제작 감독이 "1차 가해부터가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집단 망상"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김대현 감독은 오늘(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영화 제작 목적에 대해 "박 시장이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 성희롱범으로 낙인이 찍혀 있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에서 보장 받지 못했던 방어권을 행사하는 의미"라며 "박원순을 위한 첫 변론이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020년 7월 9일 박 전 시장은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으며, 이후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는 6개월 간의 직권 조사 끝에 "피해자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김 감독은 "지금 인권위의 이런 허술한 직권조사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들, 의견들을 제가 취합해서 차분하게 한 번 생각을 해보자, 같이 한 번 다시 논의해보자는 것이 영화를 만든 목적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2차 가해 논란'에 대해서는 "2차 가해는 1차 가해를 전제로 한다. 1차 가해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을 2차 가해로 몰아갈 수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2차 가해에 대한 관심의 10분의 1 정도도 1차 가해의 진실에 대해 관심을 왜 갖지 않는지 정말 궁금하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질문 자체가 2차 가해는 아닐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같은 방송을 통해서 "'우리 시장님은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류의 집단 망상과 또 다시 이어질 집단 린치가 걱정"이라며 "정말 대단한 사회적 낭비"라고 꼬집었습니다.
류 의원은 "성범죄 유무는 박 전 시장 사망 때문에 확정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2차 가해가 자행될 게 뻔했기 때문에 피해자는 최소한의 법적 판단이라도 받아 둬야 했고, 그래서 나온 게 지금 인권위의 결정인 것"이라며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은 부하 직원에 대한 성적 대상화이며 성희롱이라고 결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인권위 결정 후에 피해자는 '아직까지 피해 사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이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 주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며 "추모도 좋고 예술도 다 좋은데 먼저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을 막을 만한 수단이 있다면 막고 싶다며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에 대
류 의원은 "이런 콘텐츠를 생산하면 그 밑에 또 주옥같은 댓글들이 달릴 것이다. 그걸 피해자가 본다고 생각해보라. 또 같은 피해를 경험한 여성들이 본다고 생각해보라"며 "의문을 충분히 제기했고, 국가기관이 결정을 내렸다.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