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서 피고인 심문 공판 열릴 예정
↑ 2021년 일본 산켄전기 본사 앞에서 활동하는 오자와 씨의 모습 / 사진=윤미향 의원실 제공 |
한국인 노동자 해고에 맞서 싸우다가 일본에서 구속기소 된 일본인 노동운동가와 관련해 한국 국회의원 60여 명이 무죄 판결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일본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오늘(10일) 무소속 윤미향 의원실에 따르면 윤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68명은 이날 일본 사이타마 지방법원에 낸 탄원서에서 오자와 다카시(73) 씨의 공로를 인정하고 무죄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68명을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57명, 정의당 5명, 무소속 3명, 국민의힘·기본소득당·진보당 각 1명입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오자와 씨의 투쟁은 한국산연 노동조합의 지원 요청에 따른 정당한 노동쟁의 활동"이라며 "피고인의 의견과 현장 상황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판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자와 씨의 지원에 힘입어 한국산연 노동자들의 부당해고 사태는 작년 7월 노사 합의로 원만히 해결됐다"며 "그의 활동이 한국 노동자 권리 회복뿐만 아니라 국제 노동운동 연대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전기가 1974년 경남 마산 수출자유무역지역에 설립한 자회사입니다.
한국산연에서는 2016년에 노조 조합원 전원을 정리해고 시도했으며 2021년에 노조 협의 없는 일방적인 폐업 등으로 노사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이 같은 사태는 우리 정부로부터 세제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 2019년 한국산연 노동자들과 찍은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오자와 씨) / 사진=윤미향 의원실 제공 |
오자와 씨는 2021년 5월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산켄전기 본사 앞에서 한국산연 폐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이다 연행됐습니다.
그는 당시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제지당해 밀려 나오는 상황에서 폭행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이타마 지검은 같은 달 그를 폭행·위력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오는 17일에는 피고인 심문을 위한 공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오자와 씨는 기소 이후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횡포는 곧 일본 노동자·민중의 문제나 마찬가지"라며 "한국산연 문제를 다루며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 감사
탄원서를 준비한 윤 의원은 "한국 노동자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외면했지만, 오자와 씨가 권리 회복을 위해 힘을 보탰다"면서 "그의 활동은 진정한 한일 연대의 모범 사례"라며 무죄 판결을 촉구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