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성폭행으로 고소한 E. 진 캐럴 / 사진=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년 전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고소한 작가 E. 진 캐럴(79)이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리를 지르든 말든 성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캐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3차 심문기일을 열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조 태커피나 / 사진=EPA 연합뉴스 |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조세프 타코피나는 캐럴 신문 과정에서 그의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건 당시 왜 비명을 지르지 않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캐럴은 당시에 너무 당황해 비명을 지를 수도 없었다며 자신은 원래 "비명을 잘 지르지 않는 사람이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타코피나가 집요하게 질의를 이어가자 캐럴은 "그는(트럼프 전 대통령) 내가 소리를 지르든 말든 성폭행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이날 타코피나는 캐럴에게 "비망록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이제서야 나온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며 소송을 제기한 다른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캐럴은 이에 지난 2017년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의 옛 거물급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성폭행 혐의가 드러나면서 나설 용기와 의무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 성폭행 피해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원고 캐럴 / 사진=뉴욕 AP 연합뉴스. Elizabeth Williams 스케치 |
캐럴은 배심원단에 "침묵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당시 여성들이 줄줄이 일어섰고 바로 이런 것이 만연한 성폭력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캐럴은 지난 2019년에 낸 비망록을 통해 1990년대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타코파니는 캐럴에게 "왜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냐"고 묻자 캐럴은 "수치심을 느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복할까봐 두려웠다"고 답했습니다.
다음 기일은 내달 1일로 잡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럴
그는 앞서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약 1억 7000만 원)를 지급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회계 문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