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과 뇌물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기에 뇌물의 기원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경에도 '은밀히 안기는 선물은 화를 가라앉히고 몰래 바치는 뇌물은 거센 분노를 사그라뜨린다'고 돼 있을 정도죠.
하지만 선거에서는 아주 적은 돈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지난해 5월 국민의힘 영덕군수 후보 경선 때는 특정 예비후보를 당선시키려 8명에게 29만 원 정도씩을 건넨 이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죠.
김천시청의 한 5급 공무원은 시장 선거 전 설 명절을 앞두고 지역 유지들에게 만 원에서 3만 원 상당의 선물을 돌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국민들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 진짜 소위 말하는 기름값, 식대, 이런 정도 수준이거든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국민을 더 놀래킨 건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이었습니다. 서민들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1억 원 가까이가 뿌려졌다는 녹취록이 생생하게 공개됐음에도 소위 말하는 '떡값' 수준으로 눙치려 하니 말입니다.
10여 명의 현역 국회의원에게는 300만 원씩,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등에게는 50만 원씩 전달됐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인데 전당대회 결과 송영길 후보는 당대표가 됐고 돈 봉투 드라마의 주인공인 윤관석 의원은 당 사무총장, 이정근 씨는 사무부총장에 발탁됐죠.
정성호 의원은 실언을 반성한다며 SNS를 통해 사과했지만 국회의원은 수백만 원을 받아도 구속은커녕 식대라고 넘기는 거냐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떳떳지 못한 돈 봉투를 건네는 사람들은 겉면에 '촌지'라고 적었죠. '마음속에 담은 작은 뜻'이란 애매한 표현을 빌려 부적절한 청탁과 거래를 포장한 겁니다.
혹 지금 민주당도 고작 촌지 수준으로 국민들이 호들갑을 떤다고 보는 건 아닐까요.
아니라고요? 그럼 보여주셔야죠. 민주당이 이번 일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를요. 관행이 아닌 일벌백계 해야 할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여기고 있음을 국민에게 보여주시면 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한다는 변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