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애 키우겠나"…잇단 초등생 대상 범죄에 부모들 '불안'

흉기 협박, 살인미수까지…매년 3천~4천건 발생
전문가 "아동 폭행은 합의해도 처벌 가능토록 법률 바꿀 필요 있어"

↑ 아동 학대·폭행/사진=연합뉴스

최근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폭행, 협박, 살인미수 등의 범죄가 잇따르면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범행 장소가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나 놀이터 등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할 만한 집 주변인 경우가 많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 9일 오후 5시쯤 경기도 하남시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50대 입주민 A씨가 초등학생 4명을 흉기로 협박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씨가 초등생들을 위협한 것은 시끄럽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흉기를 꺼내 보이는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지만 위협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5시 40분쯤에는 평택시의 아파트 1층 필로티 부근에서 친구와 컵라면을 먹던 초등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 10대 B군이 구속됐습니다.

B군은 경찰 조사에서 "갑자기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는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 두 사건의 발생 장소는 모두 피해자의 집 주변, 즉 아파트 단지 내였습니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조차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무서워서 애를 키울 수가 있겠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간단한 물리력 행사만으로도 제압이 가능한 여린 초등학생을 골라 폭행을 일삼은 남성들이 검거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아동의 경우 방어 능력이 떨어지고, 즉각 피해 신고를 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범행을 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해병대 전투복을 입은 채로 초등학생의 멱살을 잡고 위협한 70대 C씨를 지난 4일 구속했습니다.

C씨는 지난 2일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내가 이 공원을 관리하는 해병대 대장"이라며 초등학생에게 훈계하고,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과 경찰, 특별사법경찰 등 각 수사기관에 접수된 자료를 분석한 '범죄 분석 통계'에 따르면 15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폭행·상해 사건은 2019년 4천477건, 2020년 3천393건, 2021년 3천184건 등 매년 3천~4천여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합의를 하더라도 강력하게 처벌하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은경 법률사무소 지한 대표 변호사도 "법원은 피해자의 조건이나 받아들이는 피해의 정도를 고려하기 때문에 똑같은 폭행이어도 성인 대상 범죄보다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해 더욱 중한 형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수사기관에서는 범행에 학대 요소가 있다고 판단할 시 아동학대 혐의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