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99.9% 말려 죽였다… 대구 망월지 수문 개방 70대 벌금형

"건축물 허가 등 제약 발생하자 불만 품고 범행"

↑ 망월지 두꺼비 / 사진 = 연합뉴스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망월지의 물을 지속적으로 빼 새끼 두꺼비를 죽게 한 망월지 수리계 대표에게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대구지법 형사8단독(이영숙 부장판사)는 오늘(12일) 망월지 수문을 개방해 두꺼비 올챙이가 집단 폐사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망월지 수리계 대표 70세 A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도심 최대의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광역시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 수문을 열어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게 해 서식 중인 두꺼비 올챙이를 말라죽게 했습니다.

특히 같은 달 20일 관할 구청인 대구 수성구에서 두 차례에 걸쳐 망월지 수문을 열지 말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도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로 인해 망월지 새끼 두꺼비 99.9%가 폐사했고, 수성구가 A 씨를 경찰에 고발해 수사가 이뤄졌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수성구가 망월지 일대를 환경부 지정 생태·경관 보전 지역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건축물 허가 등 제약이 발생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무원으로부터 두꺼비 올챙이 폐사 위험성에 듣고도 수문을 개방했다"며 "야생생물과 그 서식 환경을 훼손하고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환경을 해쳤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편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두꺼비를 채취하거나 죽일 시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