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납치·살인으로 이어진 가상화폐 투자

【 앵커멘트 】
강남 납치 살해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 사회부 민경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앞선 리포트에서 공범이 1명 추가된 것으로 전해 드렸는데, 그럼 지금까지 파악된 일당이 총 4명인거죠?

【 기자 】
다시 한 번 일당의 관계도를 정리해 드리면요.

피해자와 안면이 있는 주범 이 모 씨가 황 모 씨와 연 모 씨에게 범행을 제안했고요.

황 씨와 연 씨가 실제 납치와 살해, 시신 유기를 실행했습니다.

새로 추가된 20대 남성은 직접 살해에 가담하지는 않았고, 범행 계획 단계에서 황 씨의 제안을 받아 피해자를 미행한 적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황 씨, 연 씨와는 과거 배달대행일을 하며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경찰은 이 남성을 살인 예비 혐의로 입건한 상태인데요.

물론, 아직까진 이 남성의 진술에 의존한 것이니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 질문1-1 】
중간에 "난 이 일이 더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나와도 예비혐의가 적용되는건가요?

【 기자 】
네, 우리나라 형법을 보면요.

살인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살인죄 만큼은 아니지만, 살인을 준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는거죠.

다만 사실상 살인을 방조한 것이 아니냐 라는 점에 대해서는 살인을 직접적으로 목격하거나,

살인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아직 적용은 이를 것 같다는 분석입니다.


【 질문2 】
범행을 지시한 이 씨와 피해자는 가상화폐 투자로 얽혔던 사이라면서요?

【 기자 】
네 그 부분이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텐데요.

앞선 리포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씨가 피해자의 권유로, 한 가상화폐에 투자했고, 약 8천만 원 정도의 손실을 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씨와 피해자가 단순히 투자로만 얽힌 사이는 아닌데요.

법조계에 따르면 이 씨와 피해자, 이 2명은 가상화폐 관련 범죄로도 함께 수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지난 2021년 함께 투자한 가상화폐가 폭락하며 손실을 보자 또 다른 투자자를 찾아 가상화폐를 갈취하려 한 혐의였는데요.

이 사건으로 이 씨는 최근 검찰에 송치됐지만, 피해자는 혐의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불송치 됐다고 합니다.

【 질문3 】
경찰의 초동 대응에도 문제가 나옵니다. 상부로의 보고도 늦었다면서요?

【 기자 】
네 목격자로부터 최초 경찰 신고가 들어간 시점은 29일 밤 11시 46분이었는데요.

경찰은 3분 뒤, 최고 출동 지령 '코드 제로'를 발령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사안이면 즉각 상부로 보고돼야 할 텐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를 보고 받은 건 7시간이 지난 다음 날 오전 6시 55분이었습니다.

직접적인 총책임자인 수서경찰서장이 이를 보고 받은 건 그보다도 7분 늦은 오전 7시 2분이었거든요.

피해자의 시신이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이 이미 1시간 전인 오전 6시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착수가 늦거나 게을리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앞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질문4 】
정리하면 피해자를 서울에서 자정 쯤 납치해서 6시쯤 대전에 유기한 거잖아요. 사실 서울에서 대전이면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인데, 이들이 중간에 다른 곳을 들렸을 가능성도 있나요?

【 기자 】
그 부분도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입니다.

이들이 피해자를 납치한 건 오후 」11시 46분,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를 빠져나간 건 26분 뒤인 다음날 0시 12분입니다.

그 후엔 용인을 들렀고요.

여기까진 시간상 문제가 없는데, 이들의 차량이 다시 CCTV에 포착된 건 오전 7시쯤, 대전 유성IC였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새벽이면 2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인데, 이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혹시 다른 곳을 방문하거나 또 다른 사람을 만난 건지 종합적인 수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 사이에 피해자를 살해하고 암매장했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죠.

우선 경찰은 이들이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 클로징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business@mbn.co.kr]

영상편집 : 한남선
그래픽 : 임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