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소메이요시노·제주왕벚나무는 별개의 품종"
위성곤 "산림청, 왕벚나무가 일본 종이라는 잘못된 인식 확대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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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벚꽃을 구경하러 몰린 인파 속 반일 시위를 하는 남성. /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
벚꽃 축제가 열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커다란 깃발을 들고 반일 시위에 나선 남성의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쿠라는 일본 꽃이라며 시위하는 남자' 등의 제목으로 한 남성을 찍은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왔습니다.
사진 속 남성은 머리 끝부터 말끝까지 의상과 모자, 신발 등을 흰색으로 통일하고 반일 문구가 적힌 팻말 등을 든 채 서 있는 모습입니다.
남성이 든 깃발에는 "사쿠라는 일본 꽃"이라는 문구와 함께 전범기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 몸에 건 팻말에는 "벚꽃축제는 완전히 미친 짓"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대부분 "벚꽃과 일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벚꽃은 원래 우리나라 꽃"이라는 반응 등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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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이 벚꽃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 하지만 꽃은 비슷해도 다 같은 벗나무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종의 야생 벚나무가 사는데, '왕벚나무', '제주왕벚나무', '소메이요시노벚나무' 등 이름도 제각각입니다.
요즘 길거리를 장식하고 있는 벚나무는 대부분 '왕벚나무'입니다.
'왕벚나무'를 '제주도 한라산에서 기원해 일본에서 개량한 품종'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도의 우리나라 특산 벚나무 자생지에는 ‘왕벚나무 자생지’란 팻말이 서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제주 자생 왕벚나무와 일본의 왕벚나무가 서로 다른 별개의 종(種)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 왕벚나무의 모계(母系)는 올벚나무이며 부계(父系)는 산벚나무인 반면, 일본 왕벚나무인 소메이요시노의 부계는 오오시마벚나무라는 겁니다.
산림청은 두 종을 구분하기 위해 일본산 소메이요시노를 '왕벚나무'로, 제주도 왕벚나무는 '제주왕벚나무'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벚꽃 명소 대부분의 벚나무는 소메이요시노 벚나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진해의 여좌천은 99.7%, 국회 주변은 90.4%, 여의서로는 96.4%가 소메이요시노 벚나무로, 제주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 의원은 "일본에서는 아직 왕벚나무 자생지가 발견된 적이 없으며 왕벚나무가 인위 교잡 방식으로 재배됐다는 주장도 아직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산림청이 왕벚나무가 일본 종이라는 잘못된 인식 확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