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씨가 전두환 씨 일가로는 처음으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인 오월 영령들에게 사죄했습니다.
전 씨는 할아버지인 전두환 씨가 죄인이자 학살자라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유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먼저,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덤덤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전우원 씨는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죄인이자 학살자라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전우원 / 고 전두환 씨 손자
- "저의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임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정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또, 전두환 씨가 민주주의를 후퇴하게 했고 군부독재에 맞선 광주 시민을 영웅이라 평가했습니다.
전 씨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거리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전우원 / 고 전두환 씨 손자
-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와 피해자 유가족들은 되레 사죄하는 전 씨의 아픔을 감쌌습니다.
▶ 인터뷰 : 김길자 / 고 문재학 열사 어머니
-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이 컸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픕니다. 이제부터 차분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심정으로…."
전 씨는 기자회견 이후 5·18 희생자와 피해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렸습니다.
국립 5·18 민주묘지에선 최초 희생자 김경철 씨와 공식 사망자 중 가장 어린 전재수 씨의 묘역 등을 참배했습니다.
참배 뒤, 전 씨는 옛 전남도청과 계엄군 사격 흔적이 있는 전일빌딩을 방문하며 공식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 스탠딩 : 김태형 / 기자
- "43년 만에, 전두환 일가로는 처음으로 오월 영령에게 사죄한 전 씨는 내일까지 광주에 머물며 비공개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최양규·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
그래픽: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