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석방되자마자 오늘 새벽 광주를 찾았습니다.
전 씨의 사과 행보를 바라보는 광주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공식 사과를 하루 앞둔 전 씨의 심경을 김태형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정장 차림에 긴장된 표정의 전우원 씨가 광주에 도착하자,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합니다.
▶ 인터뷰 : 전우원 / 고 전두환 씨 손자
- "태어나서 처음 와보고 항상 두려움에,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 오던 곳인데, 많은 분들이 천사 같은 마음으로 환영해 주시고…."
지난 2019년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에 이어, 전두환 씨 일가에선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겁니다.
▶ 스탠딩 : 김태형 / 기자
- "245개 사격 흔적이 발견돼,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전일빌딩 앞입니다. 이곳 광주 시민들은 전 씨의 사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너무 늦었다며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 인터뷰 : 이총명 / 대학생
-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자기가 사과를 한다는 게 별로 의미도 없을 것 같고…. "
대체로 환영하고, 결단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 인터뷰 : 이채연 / 대학생
- "말하기 어려웠을 부분이 많은데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 추혜성 / 옛 전남도청 복원지킴이
- "그래도 그 (전두환 일가) 집에 사람이 하나는 있었다. (사과하러) 오면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안아줘야 하지 않겠느냐…. "
오늘 하루 휴식을 가진 전 씨는 내일 5·18 기념문화센터 차담회를 갖고 유족에게 사죄한 뒤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조진태 /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사과와 사죄 일정에 대해서 매우 진지하게 준비를 하고 있고요.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전우원 씨 사과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전 씨는 5·18 묘지 첫 방문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전하면서도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되지 않겠다는 포부는 분명히 전했습니다.
▶ 인터뷰 : 전우원 / 고 전두환 씨 손자
- "계속해서 미움이 가득한 세상보다는 용서가 가득하고…. 민주화 운동을 가능케 하셨던 분들처럼 평화의 방식으로 모든 게 진행이 됐으면 좋겠어요."
진정성 있는 사죄의 뜻을 광주 시민과 5.18 피해자들이 어떻게 화답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조계홍·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이동민
그래픽: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