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사법부, 송환 거부할 수도"…지난해 10월 해외 법인 설립 정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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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으로 향하는 권도형 대표/ 사진 = 연합뉴스 |
몬테네그로에 구금돼 있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도중 세계 곳곳에서 VIP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장관은 이날 포드고리차의 내무부 청사에서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서 "권도형과 그의 일행은 유난히 놀란 것처럼 행동하더라"며 "그들은 세계 다른 곳에서 'VIP 대접에 익숙했다'고 우리 관리들에게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지치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권도형 대표 일행이 몬테네그로에 들어온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비춰 불법 입국했다고 지적하며, 그들이 몬테네그로 입국 전에 명시되지 않은 이웃 나라에서 일정 시간을 머물렀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앞서 한국 사법당국이 지난 달 세르비아에서 권도형 대표 일행의 행방을 수소문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지치 장관은 또한 권 대표와 측근인 한모 씨가 지난 23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기 전 몬테네그로 내무부는 권 대표 일행이 자국에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조사를 통해 위조된 벨기에 여권, 다른 이름으로 돼 있는 한국 여권 등을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와 함께 권 대표 일행으로부터 노트북 3대와 휴대전화 5대도 압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아지치 장관은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는 답변하길 거부한 채 "매우 흥미로운 의미있는 분량의 정보를 발견했다"고만 언급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권도형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격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권도형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북서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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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으로 향하는 권도형 대표/ 사진 = 연합뉴스 |
보이보디치는 권도형이 현재 건강한 상태이며 특별한 요청 사항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법원이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금 기간을 연장하면서 권 대표는 최장 30일간 이곳 구치소에 구금될 예정입니다.
앞서 우리 검찰은 권도형 국내 송환을 위해 범죄인 인도 청구 등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쳐 현지 당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아직 어떠한 공식적인 범죄인 인도 요청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위조 여권 사건을 수사 중인 현지 검찰은 구금 기간 동안 권도형의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권 씨를 접견하고 현지 당국에 조속한 국내 송환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권 씨 측이 ‘송환 첫 관문’인 현지 위조 여권 사건을 두고 “대법원까지 다툴 것”이라고 밝혀 송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29일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주세르비아 한국대사관은 28일(현지시간)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 중인 권 씨를 접견했습니다.
면담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됐고 대사관 측은 권 씨의 건강과 안전 여부 등을 확인했습니다. 권 씨는 “괜찮다”고 답했으며 범죄 혐의와 관련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우리 대사관 측은 이날 몬테네그로 외교부와 법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권 씨를 조속히 송환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몬테네그로는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지 않은 국가로, 세르비아 대사관이 몬테네그로를 관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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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테라 로고/ 사진 = 연합뉴스 |
한편 57조 원대 가상화폐 투자 피해를 일으킨 권 씨를 놓고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이 송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 입니다. 미국은 권 씨를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고, 우리 측은 권 씨가 한국 국적인 점 등을 근거로 국내 송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지 법적 다툼이 길어지면서 권 씨 송환도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몬테네그로 검찰은 권 씨를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현지 법에 따르면 공문서 위조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됩니다.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사법 절차가 마무리돼야 이후 송환이 논의될 수 있는 것입니다.
권 씨의 현지 변호인은 위조 여권 사건과 관련, 최근 법원의 구금 30일 연장 결정에 대해 항소하는 등 대법원까지 법적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권 대표가 도피 행각 중 해외에 법인을 설립한 정황도 포착되
법인 등록 신청을 대리한 현지 로펌 측은 "당시 권 대표 등의 적색수배 사실을 알았냐"는 질의에 "언급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