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첫 반격으로 불리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튀르키예 이주 노동자 가정 출신의 '의사 과학자', 우구르 사힌 부부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무명이었던 이 부부의 회사 바이오엔테크는 화이자 부럽지 않은 세계적인 기업이 됐죠.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사힌 CEO는 순자산이 5조 5천억 원으로 치솟았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세계 500대 부자 안에도 들었습니다.
상위 0.2%의 수험생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서울 소재 이 학과. 어딘지 아시죠?
그런데 국내 의대 중 세계 의대 순위 50위 안에 든 곳은 서울대 의대 단 한 곳뿐입니다.
그나마도 지난해 32위에서 5계단 떨어지며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 아시아 내 싱가포르국립대, 홍콩대, 홍콩중문대보다도 뒤처졌죠.
왜냐구요.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기술은 좋다지만 교육과 연구 분야에선 한참 뒤처지기 때문입니다. 학계가 인정하는 수준 높은 논문도 그렇고 의사 교육에 투입되는 돈도 임상 의료와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는 의사 과학자 수도 너무 적습니다.
미국은 의대 졸업생 중 한 해 1천700명 이상이 의사 과학자로 육성되는데 우린 30여 명에 불과하거든요.
정부 부처별로 의사 과학자의 개념이 달라 사업이나 지원 형태가 다른 것도 문제입니다. 이럼 정책에 통일성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러니 코로나19 치료제를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37%, 글로벌 제약사 최고기술책임자의 70%가 의사 과학자인데 우린 의대로 최상위권 인재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지 20년이 넘었음에도 글로벌 의대 순위는 물론 1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의료시장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는 이유.
이젠 우리도 '과학자'와 '의사'를 다르게 보는 그 옛날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밖으로 한 발만 나가면 훨씬 멀리 뛸 수 있는 넓디넓은 세상이 있는데 왜 우물 안이 최고라고 여기게 놔두실 겁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의사 과학자' 못 키우는 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