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씨 수사와 관련해 사회부 선한빛 기자에게 좀더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선한빛 기자가 보도합니다.
【 질문1 】
권 씨가 투자자들에게 가만히 앉아 있어도 20% 수익을 보장한다고 떠들었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했죠?
【 기자 】
권도형 대표는 테라폼랩스를 설립하고 2019년 4월 테라와 루나를 발행했습니다.
이때 핵심은 루나 공급량을 조절해서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는 것이었는데요.
2021년에는 테라를 예치하면 20% 가량 수익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앵커 프로토콜'로 투자자를 유인했습니다.
투자만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거였죠.
이후 투자금이 급증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고발장에 따르면, 앵커 프로토콜 출시 1년 후 투자액이 5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아주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어서 전문가들도 이해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도 투자액이 커지다보니, 뭔가 신뢰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을 줬고, 이 거짓 믿음에 기대 더 많은 투자금이 모였던 것이죠.
이른바 눈덩이 수익에 대한 기대감에 회계사 등 미국 내 전문직종들도 속아 넘어갔습니다.
【 질문2 】
미국 검찰은 기소까지 했는데, 그에 비하면 국내 수사는 좀 더딘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 기자 】
기소를 기준으로 한 한국과 미국의 수사 진행 속도를 비교하자면, 우리가 좀 뒤쳐져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테라 루나 코인을 실물에 투자하는 증권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단순히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투기로 볼 것이냐에 대한 시각이 좀 다른 것이 국내 수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나라 검찰이 지난해 12월3일 신현성 공동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이 됐는데요.
테라 루나가 증권으로 여겨져야 자본시장법 적용 대상이 되는데, 검찰과 달리 우리 금융당국은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인정하지 않거든요.
법원은 여기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 기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린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에서 테라 루나를 증권으로 판단했고 결국 재판에 넘겼습니다.
다만 미국 법원에서도 테라, 루나와 같은 코인을 증권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명확한 판례는 아직 나온바 없습니다.
【 질문3 】
미국도 수사를 하고있어서 국내 송환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언제쯤 송환이 가능할까요?
【 기자 】
미국에서 뉴욕 검찰이 기소를 했고 송환 요청도 할 겁니다.
우리도 요청하고 미국도 요청하면 어떻게 되느냐.
어디로 보낼지 몬테네그로가 결정합니다.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부분도 조사와 재판에 시간이 흘러가겠죠.
몇개월이 걸릴지, 어디로 송환될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습니다.
【 질문4 】
피해자들이 20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나중에 손해배상은 받을 수 있을까요?
【 기자 】
손해배상 문제 쉽지않습니다.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선 권 대표 불법행위와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받아야합니다.
이게 다 인정받는다 해도 피해금액을 다 돌려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피해액이 총 50조원인데 권 대표 가상화폐 동결 금액은 950억 원에 불과합니다.
다 변제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금액입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