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조선인들이 우리 말·역사 가르치기 위해 조선학교 세워
일본 MBS 라디오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계열 조선학교에 대해 '간첩 양성소'라고 발언한 출연자를 하차시켰습니다.
23일 일본 교도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MBS는 이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일본 경제평론가 죠넨 츠카사(上念司)의 하차를 알리며 “정보 발신에 대한 생각 차이가 있어, 출연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논란이 된 MBS 라디오 방송의 공식 웹사이트에 사과문이 개제돼 있다/ 사진= MBS 라디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조넨 쓰카사는 지난달 21일 MBS 아침 라디오 생방송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조선학교) 졸업생들이 일본인 납치에 관여하고 있다”, “간첩을 양성하는 면이 있다”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이에 재일본조선인인권협회 관련 단체들은 "중대한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며 "헤이트 스피치(특정 계층이나 민족을 향한 차별·혐오 발언)에 해당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이란 2016년 6월 시행된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을 일컫는 것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 출신자나 그 자녀에 대한 차별적 언동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MBS 라디오는 지난 16일 “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해 배려가 부족한 표현이 있었다”며 유튜브 등에 배포한 해당 회차의 음성을 삭제했습니다. 또한 해당 방송의 공식 홈페이지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아동·학생·청취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적었습니다.
그러나 헤이트 스피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MBS 콘텐츠디자인국장은 기자 회견에서 "북한의 지도자 예찬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킨다는 취지로,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어느 정도 사실에 맞게 발언했다"면서 "민족교육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간첩 양성소’ 발언에 대해서는 “과거의 사안과 현재의 조선학교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했다”,
조선학교는 일본에 남아 있던 재일 조선인들이 아이들에게 우리 말과 한글,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세운 민족학교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복동 할머니가 평소 기부한 곳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지키라고 유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