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과열·집값 상승 일조했단 생각이 계기 돼"
“어느 날 학부모 한 분이 새벽에 고맙다고 케이크를 사 들고 오더라고요. 원래 집이 은평구라 자녀를 위해서 대치동까지 ‘라이딩’을 하다가 무리하게 대출 받아서 은마아파트를 매입했는데, 5개월 만에 집값이 3억 원이나 올라서 고맙다고….”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세계 최초로 인터넷 강의(인강)를 출시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학생들은 양질의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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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사진=연합뉴스 |
그런데 "인강을 만들게 된 계기는 ‘부동산’ 때문"이라고 언급한 과거 손 대표의 발언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사교육 과열로 유명 학원가가 있는 강남권 아파트 값이 상승하고 교육 양극화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자, 이러한 불평등을 막아보고자 인강을 고안했다는 것입니다.
199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대일학원에서 마지막 강의를 마친 어느 날 새벽, 강사 시절 손주은(당시 38세)에게 학부모 한 명이 케이크를 들고 찾아왔다고 합니다. 케이크를 건네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학부모에게 손 대표가 “따님 성적이 많이 오른 모양이죠?”라고 묻자,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은평구에 사는데요, 원래 대치동에 살 형편이 안 되는데 아이 교육 때문에 무리해서 ‘은마아파트’를 샀거든요. 그런데 글쎄 5개월 만에 집값이 3억 원이나 올랐지 뭐예요. 강의 수업료로 40만원을 내고 3억 원을 번 셈이니, 선생님께 너~무 감사할 수 밖에요.”
학부모 말에 손 대표는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대치동 사교육 과열에 한 몫 하면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는 기형적인 사회 현상에 일조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손 대표는 학생들이 전국 어디서든 값싸고 질 좋은 강의를 듣게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이것이 세계 최초 ‘인강’ 탄생의 시작이 됐습니다. 2000년 9월 음성만 전송하는 형태의 강의를 출시했는데, 점차 동영상으로 제작돼 서비스하는 현재의 인강 스타일이 완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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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연합뉴스 |
한편, 인강 출시의 도화선이 된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1979년 준공한 총 4424가구 규모 대단지입니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을 끼고 있는 초역세권이면서 유명 입시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 학원가로 통학하기 편리합니다. 올해로 입주한 지 45년째라 노후화 정도가 심하지만, 자녀 교육 면에서는 최적의 입지로 평가되면서 지금도 학부모 수요가 풍부한 편입니다.
부동산 미디어 플랫폼 땅집고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77㎡(30평) 매매가는 2006년까지만 해도 평균 8억 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집값이 점점 올라 올해 2월 20억 300
인강 출시의 내막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군 중심지인 대치동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인강이 생겨났다니 신기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결국 손 대표가 ‘사교육 과열 진정 및 집값 양극화 저지’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등 반응도 보였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