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랭크 자세'로 9개월 원아 14분 압박…CCTV 법정서 공개

압박 살해 CCTV 포착…이불 덮인 채 3시간 방치
어린이집 피해 아동 부모 “삶의 유일한 행복·희망 무너져”
어린이집 원장 최후진술 않은 채 울며 퇴정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연관 없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후 9개월 된 원아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몸을 눌러 질식해 숨지게 한 60대 어린이집 원장의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원장은 영상이 재생되자 법정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정재) 심리로 지난 24일 열린 어린이집 원장 A 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당시 사건 발생 당일 해당 어린이집 내부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0일 경기 화성시 아파트형 어린이집 원장인 A 씨는 피해 아동 B 군에게 이불과 쿠션을 올린 뒤 올라타는 방식으로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이날 정오 12시 19분쯤 A 씨는 잠을 자지 않고 B 군이 이불 밖으로 나오자 그를 들어 올려 거실 구석에 눕혔습니다. 이후 다른 곳에서 이불과 방석을 가져와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쿠션을 머리 쪽에 올린 뒤 ‘플랭크 자세’로 아이 몸 위에 올라가 눌렀습니다.

이때 발버둥 치는 듯한 B 군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B 군의 몸짓이 멈춘 이후에야 A 씨는 플랭크 자세를 중단했습니다. 이 행위는 약 14분가량 지속됐습니다. B 군은 이불이 덮여있는 상태 그대로 3시간 동안 방치됐습니다.

영상이 공개되자 B 군의 부모와 지인 30여 명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영상이 공개되기 전부터 오열한 A 씨는 CCTV 화면이 재생되자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피해자 지인들은 “네가 왜 우냐”며 항의했고, A 씨는 최후 진술을 하지 않은 채 울며 퇴정했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사건 당일 A 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는 보육교사 C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는 나머지 원아들을 돌보느라 다른 방에 있던 B 군의 상태를 살피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부는 “보육교사는 자는 아이들 옆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잠을 자는 피해 아동을 안고 다른 방에 데리고 가서 다른 원아와 같이 관리해야 했을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발언권을 얻은 베트남 국적의 B 군 어머니는 “가난한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유일한 삶의 행복이었고 희망이었는데 전부 무너졌다”며 “사과 한마디도 않고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변명만 하는 피고인에게 최대한의 처벌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상식 밖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자기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며 징역 30년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A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20일에 열립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