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명 넘는 지분 소유주 이해관계 대립으로 철거 못 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복판에 올해로 5년째 방치된 빌딩이 있습니다. 바로 대종빌딩입니다.
1991년 10월 완공된 대종빌딩은 지하 7층, 지상 15층 규모로 문을 닫기 전까지 중소기업, 법률사무소 등 77개 업체가 입주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12월 12일 입주 업체들에게 퇴거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건물 2층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2층 원형 기둥이 부풀어 오르고 기둥을 감싼 콘크리트가 부서져 내리면서 철골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건물이 흔들리고 굉음이 나는 등 균열이 커져 위험을 감지한 입주 업체가 강남구청에 신고했습니다.
↑ 대종빌딩/사진=연합뉴스 |
이에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긴급 안전 진단을 진행한 결과, 최하 등급인 ‘E등급’이 나왔습니다. E등급은 건물 사용을 즉시 중지하고 철거해야 하는 등급입니다. 불과 9개월 전, 강남구청이 시행한 안전 점검에서는 최상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당시 강남구청 관계자가 “대종빌딩은 ‘15층 이하 소규모 시설물’로 분류돼 정밀 진단 대상이 아니었고 2년에 한 번씩 육안 점검을 했지만 특이 사항이 없었다”고 밝혀 ‘눈가림 점검’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입주민 퇴거를 명령하면서 공식적으로 건물 사용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은 여전히 강남 테헤란로 한복판에 있습니다. 방치된 지 5년 여가 흘렀지만, 인근 상인과 직장인은 안전 문제에 둔감해진 지 오래입니다.
대종빌딩 철거 여부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한 이유는 70명이 넘는 지분 소유주들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미디어 플랫폼 땅집고에 따르면, 강남구청 관계자는 “2019년 5월 구청과 건물 소유주가 모여 재건축과 철거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면서 “건물 소유주가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 이상 공공이 나서 민간 재산을 철거하거나 보수를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1년에 세 번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이달 2일에도 점검한 결과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성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종빌딩이 E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