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객이 좌석 틈새로 몰래 찍어" 일본 승무원 70% "당했을 듯"

일본 항공사 노조, 객실 승무원 대상 기내 불법 촬영 피해 조사
승무원 38%는 "무단 촬영 당한 적 있어" 단정

↑ 불법 촬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항공사 객실 승무원의 약 70%가 기내에서 탑승객의 휴대전화로 무단·불법 촬영되는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항공연합 측은 “많은 객실 승무원이 피해를 호소하는 만큼 도둑 촬영이나 무단 촬영을 규제하는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어제(24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각 항공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항공연합’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는 지난해 11~12월에 항공연합에 가입한 6개 노조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해 1573명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기내 불법 촬영에 관한 조사는 2019년에 처음 실시됐으며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설문 조사 결과 '자신이 승무하는 비행기 안에서 몰래·무단 촬영을 당한 적 있는 지’에 관한 질문에 '있다'고 답한 사람이 38%에 달했습니다. 응답자 33%는 '단정할 수 없지만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71% 정도는 '근무 중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2019년 조사의 응답률 62% 보다 소폭 오른 수치입니다.

응답 중에선 '(피해 승무원이) 좌석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시트 틈새로부터 촬영됐다'라고 한 답변이 있었습니다.

무단 불법 촬영을 당하는 피해를 인지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한 승무원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석에서 사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승무원은 22%에 그쳤습니다. 구두로 주의를 준 승무원은 18%였습니다. 과반이 넘는 57%가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항공연합은 "기내에서 승무원들을 겨냥한 불법 카메라를 형법으로 단속할 필요성을 알리고자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행법 상 무단 촬영에 대한 처벌은 각 지역 별 조례를 따르도록 돼 있어 고속으로 이동하는 항공기 안의 범행은 지역을 특정할 수 없어 조례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2년에 기내에서 승무원 치마 안을 몰래 촬영한 남성이 체포됐으나 범행 지역을 특정하지 못해 불기소 된 일이 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습니다.

항공연합은 "관련 법령이 정한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방해하는 '안전 저해 행위'에 '객실 승무원의 무단 촬영'이 적시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