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 있는데 굳이?"…CCTV 있는 방에서 옷 갈아입게 한 성형외과

'회복실' 을 탈의 공간으로 활용…과태료 500만원
강남 성형외과에서도 CCTV 유출… 유명 배우·가수 영상도 포함

↑ 폐쇄회로(CC)TV/ 사진 = 연합뉴스

폐쇄회로(CC)TV가 있는 방에서 환자를 옷갈아입게 한 성형외과에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2일 제5회 전체회의를 열고 고정형 CCTV를 운영하면서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사업자 4곳에 1300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시정명령 등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성형외과 두 곳은 병원 내 별도 탈의실이 마련돼 있는데도 의료사고 방지 목적으로 CCTV가 설치돼 있는 회복실에서 환자들이 옷을 갈아입도록 안내했고 실제 환자들이 이곳에서 탈의했습니다.

개인정보위는 해당 공간 이름이 ‘회복실’이지만 탈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로 보고 이런 공간에 CCTV를 운영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봤습니다.

이에 두 병원은 과태료 500만원을 각각 물게 됐습니다.

장비 제조기업은 사무실 내부 CCTV 운영과 관련, 정보주체인 근로자에게 동의받으면서 법정 고지 사항을 알리지 않아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 받았습니다. 교육 서비스 기업은 방범용으로 운영한 CCTV로 수집한 영상을 직원의 근태점검 목적으로 이용해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한편 지난 8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의 진료·탈의 장면이 담긴 영상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와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성형외과 IP 캠'이라는 제목으로 1.5GB 분량의 영상 파일 31개가 업로드됐습니다.

이 영상은 지난달 24~28일 강남에 위치한 A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이 진료를 받거나 상담을 받는 장면을 찍은 것으로, 30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 중에는 유명 배우 B씨와 가수 C씨도 있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유출된 영상들은 A병원 진료실과, 간이 탈의실, 심전도 검사실 내부 등에서 촬영됐습니다.

A병원은 "'대리 의사'가 '유령 수술'을 하지 않고 전문의가 직접 수술한다"고 홍보하면서 수술실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적극 알려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유출된 영상은 CCTV가 아닌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로 찍은 것들이었습니다. IP 카메라는 외부 접속이 차단된 CCTV와는 달리, 유·무선 인터넷과 연결돼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내거나 원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원격 시청이나 인터넷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IP 카메라가 이 병원 탈의실 등에 설치된 경위와 해킹 여부 등을 수사할 예정입니다.

A병원은 6일 오전 진료실 등에 설치된 IP 카메라 영상이 무단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병원 측은 "유출된 영상의 촬영 날짜와 로그 기록을 보니, 비정상적인 수치가 파악됐다"며 해킹이 의심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한 IP 카메라를 설치한 이유에 대해 A병원 측은 "2017년 리모델링 당시 설치했는데, CCTV와 IP 카메라의 기능이 다르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며 "여성 환자들에게 탈의실 안에 촬영되지 않는 폐쇄된 공간이 따로 있다고 미리 알렸다"고 JTBC 취재진에게 설명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