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 |
종교 단체의 불법 행위에 관한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그중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씨의 성범죄 의혹에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교주가 신도를 성폭행하는 등 일반인의 신앙심이 악용되는 이유는 종교를 명분 삼아 친근감을 쌓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종교 내 불법 행위 문제를 진단하고자 JMS 부총재 중 한 명으로 활동하다 2009년 탈퇴한 김경천 목사는 사이비 종교 단체의 접근 방식을 두고 "일종의 신비주의 전략"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JMS의 경우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길만한 것을 감추고 성경 학습으로 당사자가 '맞는구나'라고 공감하도록 유도한다"며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어느 순간 정명석을 재림 예수로 믿게 되는 것이다"라고 신자들의 심리 상태를 설명했습니다.
JMS를 둘러싼 의혹을 추적해 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JMS에 수십년간 축적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지식의 많고 적음이나 두뇌가 얼마나 명석한지와 (종교에 빠지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현직 검사도 거기 빠져서 부도덕한 짓을 하다가 면직당했다"고 지적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이단·사이비종교를 연구하는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신자를 확보하는 방식에 관해 "접점을 만들고 춤, 댄스, 악기 등을 통해서 친밀감을 높인 다음에서야 본격적인 교리 교육을 시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는 JMS는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대학가 중심으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문제를 일으킨 종교의 경우 국제 행사에서 활동할 모델·의전단을 모집한다고 하거나 춤이나 악기를 가르쳐 준다고 해서 접근하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성청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밖에서 소외된 신자가 종교집단에서 관심을 얻고, 직위를 확보하면서 사람들이 아무리 비판해도 '여기는 편안하고 위로받고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신자 개인의 입장에서 자기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종교가 규범을 일탈해도 대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권력 개입을 통해 종합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각 교단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센터가 있지만 강제성이 없으며 교리적인 접근에 치중해 한계가 있어, 국가 차원에서 피해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피해자 신고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김 교수는 성범죄 외에 회계 비리나 횡령 등 다른 위법 행위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이 모든 접근에는 신앙 행위는 존중하되 불법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교수는 "새로 생긴 종교를 사이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자칫 기성 종교나 기득권이 형성된 종교의 입장에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범죄 행위가 벌어진 종교의 신자에 대해 "'너는 XX같이 왜 거기서 못 나왔냐'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피해자를 계속 공격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대상
종교를 매개로 한 범죄를 피하려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입니다.
전문가들은 종교를 위해 범죄에 눈을 감을 위험성이 있으며 이는 신종교뿐만 아니라 기성 종교도 예외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